150억달러 수혈 '車 빅3' 일단 급한불 껐다 :: 2008/12/08 12:47

150억달러 수혈 '車 빅3' 일단 급한불 껐다
노조 양보안에 반대파 돌아서…캐나다 정부에도 68억달러 지원요청

미 의회와 백악관이 자동차업계에 구제금융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아직 액수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당초 자동차 '빅3'가 요청했던 금액(340억달러)에는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와 관련해 140억~150억달러 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이터 등 일부 다른 언론은 170억달러까지 지원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자금 지원으로 빅3는 우선 내년 1분기까지 '생명선'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화당 내에서 여전히 반대파들 목소리가 강한 상태지만 상당수 공화당 의원들도 '지원 불가피' 쪽으로 건너온 것으로 분석된다. 구제책 의회 통과가 거의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백악관도 "의회와 건설적인 협의가 이뤄졌다"고 확인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빅3를 살리기 위한 구제책을 이번주에는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따라서 이번주 에너지기금 지원과 관련한 의회 표결과 함께 빅3 정부 지원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의 자금 상황이 한계에 도달한 만큼 자금 지원 절차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내 지원이 이뤄질 전망이다. 지원 시점도 내년 3월 말 이내로 정했다. 그만큼 자금 지원이 1~2개월 내에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지원 재원으로 에너지기금이 선택된 것도 이런 '시급성'이 반영된 것이다. 에너지기금은 250억달러 규모로 친환경에너지 기술 개발과 기술표준 확립을 위해 마련됐다.

빅3 구체방안이 급물살을 탄 데는 전미자동차노조(UAW)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자동차회사들의 자구안 발표 다음날 론 게틀핑거 UAW 위원장의 발표와 함께 나온 노조 양보안은 의회 내 지원 반대파들과 지원에 호의적이지 않던 여론을 움직였다는 평가다.

실업자 수가 34년 만에 최악 수준인 53만3000명에 이르렀다는 발표가 정치권을 앞박했다. 연말 감원 홍수와 자동차업체 도산이 맞물릴 경우의 상황에 대한 염려가 커졌다는 얘기다.

문제는 구제금융으로 자동차 빅3의 회생이 가능한가 하는 점이다.

우선 빅3의 유동성 위기 해소에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이 말라가고 있는 GM과 크라이슬러는 지원금 산정과 관련한 자신들의 '기대치'를 이미 조정했다. GM이 100억달러를 지원받고 크라이슬러가 40억달러를 수령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계획대로 된다면 포드는 10억~30억달러 수준의 지원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이 정도로 자동차업체의 유동성 위기가 쉽게 해소되기는 어렵다. 에드워드 올트먼 뉴욕대 교수는 "불행하게도 GM이 요청한 180억달러가 지원되더라도 GM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며 "아마도 추가적인 자금 지원을 요청하거나 파산을 신청하든지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GM이 청산의 길을 걷는다면 무려 400억~500억달러의 청산비용이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GM이 정부에 요청한 긴급자금 규모의 2~3배가 더 들 것이란 얘기다.

빅3가 급한 불은 끌 수 있겠지만 유동성 위기가 근본적으로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내년 자동차시장은 올해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민주당의 움직임이다. 민주당은 내년 1월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빅3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지원이 '처음이자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빅3도 당초 자동차업계가 요구한 340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하는 액수지만 일단 내년까지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지도록 한 게 고무적이라는 반응이다.

이곳저곳에서 돈을 빌리기 위한 전방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럽에 이어 캐나다에서도 빅3 자회사들은 유동성 차입에 나섰다.

캐나다통신에 따르면 자동차 3사는 캐나다 연방정부와 온타리오 주정부에 올해 말까지 대출과 신용공여를 통해 68억달러를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포드 캐나다가 20억달러 규모 신용라인 개설을 요구했고, 크라이슬러와 GM 캐나다 측도 각각 16억달러와 24억달러의 긴급 대출을 요청했다. GM은 이와는 별도로 급박한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캐나다 정부에 8억달러를 즉각 대출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앤젤레스 = 김경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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