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 단기적으론 호재 :: 2009/04/01 08:44

현대ㆍ기아차 단기적으론 호재
美 틈새시장 공략 효과 나타나
올들어 점유율 7%대로 올라서"장기전 대비 R&D투자 서둘러야"

미국 정부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GM과 크라이슬러 추가 지원을 보류하면서 한국의 현대ㆍ기아차는 단기적으로는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GMㆍ크라이슬러ㆍ포드 등 소위 `미국 자동차 빅3`의 판매가 줄고 점유율이 떨어지는 틈을 현대ㆍ기아차가 파고들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이미 몇 년 전부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미국 자동차 빅3의 빈틈은 상당 기간 한국과 일본, 유럽 브랜드가 메워왔다. 이한구 산업연구원 박사는 "미국 시장에서 빅3 부진을 메운 것은 한국과 일본, 유럽 업체들"이라면서 "그 비중은 일본과 유럽, 한국이 각각 7대2대1 정도 된다"고 밝혔다.

여기에 원화가치가 하락하며 한국차의 가격경쟁력이 올라가면서 일본 브랜드가 가져가던 시장 파이를 현대ㆍ기아차가 가져오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버락 오바마 정부가 GM과 크라이슬러에 대한 지원은 연기하면서 자동차산업 활성화를 위한 할부금융 지원과 소비자 신용공여 등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한 것은 한국차에도 많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지난달 31일 증권가에선 현대ㆍ기아차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고, 이날 현대차기아차 주가는 각각 4.7%, 5.9% 상승했다.

현대ㆍ기아차는 미국 빅3의 위기가 구체화된 지난해 말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시장점유율을 높여왔다. 지난해 11월 4.2%에 머물렀던 양사의 점유율이 올해 1월과 2월에는 7.1%, 7.6%로 처음으로 7%대에 올라섰다. 현대ㆍ기아차는 올해 초 화제가 됐던 실직자를 위한 보험 프로그램과 함께 슈퍼볼 광고 등으로 미국 시장 내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라 연비가 좋은 중소형차의 인기가 올라가는 점과 원화값 하락도 현대ㆍ기아차가 해외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2005년 이후 달러당 900원대를 기준으로 차량을 개발한 현대ㆍ기아차는 1200~1300원대 환율도 상당한 수혜가 되고 있다. 용대인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지난해 연평균 원ㆍ달러 환율인 1102원 때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1조9000억원이었고, 올해 1250원을 가정하더라도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는 것은 무리한 수준이 아니다"고 분석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이런 유리한 분위기를 바탕으로 △현대캐피탈을 통한 미국 시장 할부금융 강화 △딜러 등 판매망 확충 등을 구사하며 판매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하지만 GM과 크라이슬러 구조조정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은 아직 수출 비중이 높은 현대ㆍ기아차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안상준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바마 정부가 표면적으로 거론하진 않았지만 미국 자동차 업체의 조기 회생을 위해 미국 정부가 보호무역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고, 이럴 경우 국내 업체에 악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이번 GM과 크라이슬러 사태가 현대ㆍ기아차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악관 자체가 GM과 크라이슬러를 아예 방치하거나 파산으로 가게끔 방치한다는 방침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GM의 곪아 썩어가는 부문을 도려내는 대수술을 감행해 `Good GM`으로 다시 태어나라고 주문했다. 약 2년간의 구조조정이 완료되면 이미 기술력과 생산시설, 규모의 경제를 모두 갖고 있는 GM은 오히려 기존보다 더 강력한 현대ㆍ기아차의 경쟁상대로 떠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현대ㆍ기아차가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경쟁력 상승을 위한 각종 투자를 단행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욱 기자 /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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