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日에 180개사업 33조 지원요청 :: 2009/06/01 09:37

푸틴, 日에 180개사업 33조 지원요청
러시아 - 일본 `新밀월`…경기부양ㆍ자원확보 이해 맞아떨어져

동서냉전 당시 세계 양강 중 한 축이었던 러시아(옛 소련)가 일본에 노골적으로 손을 벌리는 초라한 신세로 전락했다.

러시아는 일본에서 경제 지원을 받는 대가로 2차대전 이후 점령 중인 북방 4개 섬 중 일부를 일본 측에 반환한다는 방안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극동지역 경제 개발을 매개로 한 일본과 러시아의 `신밀월관계`는 브릭스(BRICs) 4개국 중 경제 발전이 가장 부진한 러시아의 조바심과 아시아 역내에서 중국의 급부상을 견제하고 차세대 에너지 자원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 놓으려는 일본 측 시도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지난 5월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본 정부에 총 180개 사업, 사업비용만 총 2조5000억엔(약 33조원)에 달하는 경제ㆍ투자 프로젝트를 요청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러시아 투자 요청은 캄차카반도, 하바롭스크, 사할린, 연해주 지역, 아무르 지역 등 러시아 전체 영토의 약 25%에 해당하는 극동ㆍ사할린 연안지역에 집중돼 있으며 사업 내용도 지열발전소, 자동차도로 건설 등 경제 인프라스트럭처 구축과 목재 가공, 자원 채굴 생산시설 정비 등 자원협력 분야 등이 총망라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양국 간 경제ㆍ투자 협력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경제 지원에 한계가 있는 극동ㆍ사할린 지역으로 일본 엔화자금이 대거 유입돼 이 지역이 사실상 일본의 `경제 식민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ㆍ러 양국 간 경제협력 관계는 이미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에 진출해 있는 일본 기업은 2003년 말 50여 개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85개 회사로 4배 가까이 늘어났고 양국 간 무역 규모도 작년 말 2조9000억엔에 달해 최근 3년간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은 이번에 푸틴 총리가 제안한 180개 투자 사업들의 경제성 여부를 `대러시아 무역ㆍ경제협력위원회` 등을 통해 면밀하게 분석한 뒤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투자 지원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원유와 천연가스 공동 개발 등 국가급 프로젝트에 앞서 양국이 지역개발 투자사업을 통해 협력관계를 증진시킴으로써 경제 분야는 물론 외교 분야에서도 전략적 파트너로 입지를 구축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로 일ㆍ러 양국 간 투자ㆍ무역 협력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면서 양국의 외교ㆍ군사적 협력관계도 한층 탄력이 붙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초 열린 러ㆍ일 양국 간 정상회담에서도 그동안 양국 간 경제협력의 발목을 잡았던 북방 4개 섬 반환 문제가 언급되지 않았고 북한 핵무기 개발 대응,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선정 등을 둘러싸고 외교ㆍ군사적 밀월관계가 앞으로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쿄 = 채수환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rackback Address :: http://kbckbc.mireene.co.kr/tatter/kbckbc/trackback/849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