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섹, 신흥국 투자비중 늘린다 :: 2009/05/19 09:39

테마섹, 신흥국 투자비중 늘린다
BOA 지분 3.8% 전량 매각해 중국건설은행株 사들여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홀딩스가 자산운용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비중을 낮추는 대신 중국을 중심으로 신흥국 비중을 높이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테마섹은 지난 3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지분 3.8%를 전량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블룸버그뉴스 등이 15일 보도했다.

테마섹은 1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이번 매각분은 당초 테마섹이 메릴린치에 투자했던 지분이 합병 과정을 거치면서 BOA 주식으로 전환됐던 것이다.

테마섹은 2007년 이후 메릴린치 지분 14%를 약 59억달러에 매입했었다. 테마섹은 메릴린치 1주당 BOA주식 0.8595주를 받아 총 1억8880만주를 보유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매각으로 테마섹이 46억달러가량 손실을 봤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동안 주가가 많이 떨어지면서 지난 1분기 BOA 평균 주가가 6달러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처분액이 12억7000만달러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규모 손실을 감수하고 BOA 지분 매각을 단행한 것은 향후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테마섹은 BOA 주주가 되려고 의도한 적이 없다"며 "미국 정부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와 애널리스트 분석으로 볼 때 당분간 BOA 주가가 오를 가능성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대규모 손실을 감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전반적인 자산운용전략 수정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호칭 테마섹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는 선진국 노출도를 줄이고 신흥국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테마섹은 미국뿐만 아니라 스탠다드차타드와 바클레이스 등 유럽 은행들에도 대규모 자금을 투자했지만 앞으로는 중국과 신흥국으로 투자 중심을 옮기겠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테마섹은 선진국으로 불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투자 비중 목표치를 기존 33% 수준에서 20%로 낮추는 반면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신흥국 비중을 높이기로 결정했다.

호 CEO는 "특히 아시아 신흥국들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위험 요소가 줄어들고 있다"며 "테마섹은 아시아의 밝은 미래를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테마섹은 수정된 운용전략 일환에 따라 중국건설은행 지분을 최근 사들였다.

테마섹은 경영난을 겪고 있는 BOA가 매각한 중국건설은행 주식 135억주 가운데 일부를 주당 0.5달러 수준에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멜빈 테오 싱가포르경영대학 교수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더 이상 미국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며 "앞으로는 중국 위주로 움직이기 때문에 미국 은행보다 중국 은행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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