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하는 아시아 … 새로운 성장 모멘텀 `아시안 스탠더드` :: 2009/12/11 09:15

질주하는 아시아 … 새로운 성장 모멘텀 `아시안 스탠더드`
글로벌 위기 후 아시아로 주도권 넘어와
수출 일변도 정책 벗어나 내수창출 시급
◆2010 빅 모멘텀 (1) / 달라진 글로벌 경제지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가오는 `빅 모멘텀`은 이미 세계 경제의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2010년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회임과 동시에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도태될 수 있는 위기의 시기이기도 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오는 14일부터 부처별 새해 업무 보고를 시작해 연내 종료한다. 재계에서도 2009년을 한 달가량 남긴 시점에서 이미 공격 경영을 기치로 내걸어 2010 경영을 시작했다. 빅 모멘텀을 얻어 먼저 가는 선두 그룹과 그러지 못한 후발 그룹 간 격차가 벌어질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소수의 선진국들이 국제경제질서를 주도했던 G7(선진 7개국) 체제를 한국 등 신흥국이 대거 참여한 G20(주요 20개국) 체제가 대신한다. 경제적 영향력을 독점해 왔던 미국 중심의 G1 체제가 중국이 가세한 G2 체제로 대체되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 주목해야 할 움직임은 최근 들어 아시아 국가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2010년 이후 한국 경제의 활로는 `아시안 스탠더드`라는 새로운 모멘텀의 활용 여부에 달려 있다"고 충고한다.

◆ 빨라진 글로벌 경제패권 이동

= 경제패권 이동의 진원지는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선진국 시장과 이들의 수요를 떠받치고 있는 중국이다.

상당수 경제 전문가들은 2010년에도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경제의 회복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ㆍ상업용 부동산시장 불안, 은행권 부실, 높은 실업률에 여전히 발목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2010년 중 미국, 유럽 국가들이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나설 경우 민간소비가 급속히 위축될 가능성이 상존한다.

선진국 시장의 변화는 과잉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의 절약 습관이 체질화됐다는 점에서 이번 경기 침체는 기존의 불황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리처드 커튼 미시간 경영대 교수의 지적처럼 세계 경제는 `새로운 균형점`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것이다.

◆ 부상하는 `아시안 스탠더드`

= "또 다른 위기를 예방하기 위해 한국 정부도 금융회사의 외화자산 노출을 제한하는 등 외자 유입을 조절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올리비아 블랑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2009년 6월 24일ㆍ한국)

"아시아 국가들이 역내 교역과 소비를 늘리기 위해서는 무역 갈등을 유발하는 급격한 환율 변동을 막을 수 있어야 한다."(구로다 하루히코 ADB 총재, 2009년 10월 26일ㆍ태국)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의 패권이 서구에서 아시아로 넘어오면서 아시아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위기를 거치면서 이른바 `아시안 스탠더드`가 부상하고 있다는 의미다.

`아시안 스탠더드`란 서구 선진국들이 주도해 왔던 세계경제질서에 수동적으로 적응해 나가는 것을 넘어서 글로벌 경제 안정과 역내 공동 발전을 위해 주도적으로 새로운 경제질서를 창출해 나가는 것을 뜻한다.

10년 전 아시아 외환위기의 원인으로 지적됐던 `전통적 아시아 경제시스템`이 `아시안 스탠더드`로 되살아나고 있는 셈이다.

영미식 경제시스템을 기초로 한 `글로벌 스탠더드`를 강조하던 국제기구들도 이제 아시아 경제를 연구하고 있다.

아시아 환율 조작의 오명을 의식해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극도로 꺼려져 왔던 환율 관련 발언이 공개석상에서 공공연히 나오고 있는 것이 그런 예다.

아시아 각국도 이제 수출 일변도 전략에서 탈피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아시아 모멘텀을 잡기 위해서는 수출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홍콩, 대만, 인도네시아 등은 사회적 안전망을 확충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서비스산업 개방의 기치를 내걸고 있다.

◆ 아시아, 한국 경제의 새 승부처

= 올해 한국 경제가 경험한 `V자형 회복`의 원천도 따지고 보면 아시아 덕분이었다.

10년 전 외환위기 때와 비교해 보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당시에는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 역시 금융위기를 맞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이들 각국도 거시경제 긴축을 단행했다.

이웃나라들로부터 수입을 줄이면서 허리띠를 졸라맸던 셈이다. 이번에는 달랐다. 미국 경제가 급격하게 위축됐지만 아시아는 중국을 필두로 꺼지지 않는 내수를 보여줬다.

덕분에 올 하반기 아시아 각국의 대중국 교역 비중은 역대 최고를 기록할 정도였다.

상반기에 27.8%에 불과했던 한국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하반기 들어 30.4%까지 치솟았다. 대만의 대중국 수출 비중도 상반기 39.3%에 달하던 것이 하반기 들어 42.4%까지 늘어났다.

이 같은 현상은 갈수록 심해질 것이다. 한국 경제로서는 위협인 동시에 커다란 기회를 맞은 셈이다.

[특별취재팀=이진우 기자 / 정혁훈 기자 / 김병호 기자 / 박만원 기자 / 정욱 기자 / 한예경 기자 / 박용범 기자 / 강계만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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