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원유의존도 줄인다더니… :: 2009/03/03 19:22

중동 원유의존도 줄인다더니…
되레 늘어 90%육박…에너지안보 `불안 불안`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원유의 중동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나친 중동산 원유 의존도는 국제 정세에 따라 수급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일 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중동산 원유 수입 의존도(물량 기준)는 1년 만에 5.6%포인트 올라 86.3%를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을 월별로 보면 하반기로 갈수록 중동 의존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중동 의존도는 88.3%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1월 86.7%를 기록하는 등 높은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

1월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한 국가에서 원유 수입 의존도가 35.9%에 달했다. 일본도 중동 의존도가 높은 편이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의존도는 30%를 밑돈다.

이 같은 중동 쏠림현상은 최근에 더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1월 중동 원유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22.1% 늘었다. 반면 아시아권 수입은 5.1% 증가하는 데 그쳤고, 아프리카 수입은 83.8% 감소했다. 이같이 중동 의존도가 높아진 것은 품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중동산 중질유 수요가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최근 국내 정유사들이 고도화 설비 규모를 늘렸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질유 정제 마진이 줄고 중질유 정제 마진이 증가해 상대적으로 중동의 고유황 중질유 수입이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 OPEC 감산 결정으로 우리나라와 주요 산유국 간 장기 계약 물량이 줄어들어 카타르 쿠웨이트 등에서 단기 현물 공급량이 늘어난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에 비해 중국은 꾸준한 원유 도입 다변화 정책에 따라 도입 국가가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 1월 기준 중국이 수입한 원유 중 중동 의존도는 53.7%에 불과했다. 아프리카 의존도는 24%에 달했다. 특히 앙골라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중국의 2위 원유 공급처로 올라섰다. 중국은 중동ㆍ아프리카 외에도 카자흐스탄 브라질 등 새롭게 떠오르는 산유국으로 공급처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국가 차원의 자원 외교에 나서 다양한 지역에서 골고루 광구를 확보한 결과로 풀이된다.

최기련 아주대 에너지학과 교수는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아진 것은 우리나라 석유화학 산업 특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지역에서 해외 자원 개발 투자가 저조했기 때문"이라며 "제2의 중동, 제3의 중동이라고 불리는 중앙아시아 지역과 사할린 등 러시아 동부지역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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