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소프트 파워` :: 2009/06/05 08:42

중국의 `소프트 파워`
정부 주도 성장 `베이징 컨센서스` 확산
아프리카에 차관ㆍ부채탕감…자원 확보
◆美ㆍ中 G2시대 / (1) 미국도 경계하는 중국의 야망◆

중국의 세계 패권을 향한 야심은 군사력ㆍ경제력 같은 경성권력(Hard Power)뿐 아니라 베이징 컨센서스ㆍ화평굴기ㆍ중화문명 같은 이념 등 정책적 연성권력(Soft Power)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정치적 민주화 없이 정부 주도로 시장경제를 발전시켜 나가는 중국 정부의 전략인 이른바 `베이징 컨센서스`가 아프리카ㆍ중남미ㆍ동남아시아 등 저개발ㆍ개발도상국 사이에 급속도로 퍼져 가는 상황이다.

지난 4월 초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G20 정상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낡은 워싱턴 컨센서스의 시대가 끝났다"고 말했다. 미국식 자유주의 시장경제 확산전략인 `워싱턴 컨센서스`에 대응한 `베이징 컨센서스` 이점을 부각시킨 것.

평화롭게 우뚝 일어선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화평굴기는 중국의 군사ㆍ경제적 부상이 다른 나라를 위협하는 게 아니라 도움을 준다는 논리. 중국위협론이 퍼지던 지난 2003년 인대대 교수 출신인 정비젠(鄭必堅)이 대응논리로 제안한 게 2004년 보아오포럼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 의해 `화평발전`이란 표현으로 바뀌어 사용되면서 각광받고 있다.

중국의 연성권력 전략은 아프리카 끌어안기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중국은 2000년 10월 중국ㆍ아프리카협력포럼(FOCAC)을 창설해 지금까지 3회에 걸쳐 회의를 열었다. 이 포럼은 중국과 아프리카간 경제ㆍ사회적 협력을 다지는 토대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월 중동 사우디아라비아와 세네갈 등 아프리카 4개국을 순방하며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원조ㆍ차관협정에 사인한 바 있다. 케냐에는 300만달러가량 무상원조하고, 앙골라엔 10억달러 차관을 제공했다. 돈이 없는 아프리카 국가에 차관을 주는 대신 중국은 상당액을 원유로 돌려받는 전략이다.

2006년부터 올 초까지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 등 중국 지도부가 방문한 아프리카 국가는 31개국에 이른다. 풍부한 석유와 광물 등 지하자원을 가진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 대한 지배력이 서방국가에서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다.

중국국가개발은행이 설립한 중국ㆍ아프리카 개발기금은 2007년 6월 10억달러로 출범한 뒤 지난해 말까지 2억달러에 달하는 10여 개 아프리카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중국은 50년간 존속할 이 기금 총액을 50억달러까지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엔 중국기계설비공사가 콩고 수도 브라자빌 부근에 수처리 2기공사를 시작했다. 1000만위안을 투자하는 병원ㆍ농업시범센터 건설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중국의 대외원조 규모는 공식 통계가 나오지 않고 있지만 지난 2월 미국 의회조사처 보고를 통해 보면 2002년 5000만달러에 불과했던 게 2007년엔 251억달러로 급증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상무부 대외원조국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2007년말까지 아프리카ㆍ아시아ㆍ남태평양 49개국에 대해 채무 374건을 탕감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보아오포럼을 통해 지역 맹주로서 위상을 강화하는 한편 아시아통합도 노리고 있다. 이철성 한국은행 베이징 사무소장은 "보아오포럼을 통해 중국은 아시아통화협력안 등을 지속적으로 제안하고 있다"며 "포럼에서 일종의 과시적 정책발표를 하며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 장종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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