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 급증…가계빚 700조 넘었다 :: 2009/08/26 08:20

주택대출 급증…가계빚 700조 넘었다
가구당 빚 4124만원 금리상승땐 이자폭탄 우려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되면서 가계빚이 또다시 급증해 7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늘어난 가계빚 대부분은 주택담보대출에 의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가계신용 잔액은 697조7000억원으로 3월 말 대비 14조1000원 늘어났다. 이는 금융회사 가계대출 661조5000억원과 신용카드 등으로 상품을 외상 거래한 판매신용 36조2000억원을 합한 금액이다.

6월 말 가계신용 잔액을 통계청이 추계한 올해 전체 가구 수(1691만7000가구)로 나누면 가구당 빚은 4124만원으로 계산된다. 가계신용 잔액을 추계 인구 수(4874만7000명)로 나누면 1인당 빚은 1431만원이 된다. 가계신용 잔액은 금융위기 여파로 지난 1분기 중 4조6000억원 감소했으나 한 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한은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증가한 데다 소비심리가 점차 회복되면서 카드사 판매신용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 급증세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가계빚은 현재 700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이 이달 10일 발표한 `7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은 3조3546억원 늘었다.

이 같은 가계 부채 증가세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위기를 계기로 가계부채가 조정되고 있는 주요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현재와 같은 증가 속도라면 향후 가계부실 위험이 더욱 확대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많은 전문가들도 이런 분석에 동조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늘어나는 가계부채, 문제없나`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가계부채 수준이 2003년 카드사태 당시와 비슷하다며 이 같은 상태가 지속된다면 연말에는 위험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배상근 전경련 경제연구본부장은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 등 지표만 놓고 보면 지금 가계부실 염려는 2003년 신용대란 당시 상황보다 심각하다"며 "향후 시장금리가 상승해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 취약계층이 큰 피해를 볼 뿐 아니라 중산층 붕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분야별로는 가계대출이 13조8000억원 증가했다. 예금은행 가계대출이 8조2000억원 늘어났고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 대출이 2조9000억원, 기타 금융회사 대출이 2조7000억원 늘었다.

가계대출 증가분 대부분은 주택담보대출이었다. 예금은행 가계대출 증가분 8조2000억원 중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7조1000억원으로, 대출액 증가분 중 87%를 차지했다.

한은은 "기타 금융회사 대출 증가분 2조7000억원 중 2조1000억원이 국민주택기금과 한국주택금융공사 대출금 등 사실상 주택담보대출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분기 중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는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을 제외하고도 9조원이 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가계대출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가계대출 잔액이 290조원으로 7조1000억원 증가했다. 비수도권은 강원과 경남ㆍ북을 제외한 전 지역이 증가세를 보이며 전 분기 5000억원 감소에서 1조1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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