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낙관론만 펴지말고 유동외채 비중 줄여야 :: 2009/03/05 10:13

정부 낙관론만 펴지말고 유동외채 비중 줄여야
외채만기 몰려있어 수출 급감땐 더 충격
"이참에 환율제도 개선ㆍ국가IR 서둘러야"
◆세계 6대 외환보유국 한국 원화값 왜 불안한가◆

국제금융시장 동향에 유독 민감한 한국 외환시장의 `허약 체질`이 새삼 고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제3차 환율 적벽대전`으로 불리는 외환당국의 강력한 개입에 힘입어 달러당 원화값은 3일에 이어 4일에도 1550원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정부 개입이 없었던 아침 장에서는 달러당 20원가량 떨어지는 약세를 보였다. 외환보유액(IR)만으로는 세계 6위 국가지만 외환시장에서는 우리나라를 여전히 불안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외환시장 전문가와 외환정책당국은 최근 원화가치 움직임에 대해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소규모 개방경제이면서 한 차례 외환위기를 겪은 한국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분석한다. 물론 우리에게도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외국인 투자자들 눈에 거슬릴 정도로 많은 외화부채, 적정성 논란이 있는 외환보유액(IR) 규모, 경쟁국보다 앞서 개방한 외환제도에 따른 역효과, 외신과의 소통부족 등이 거론된다. 2~3년 전 선물환 헤지로 외환시장의 쏠림 현상이 생겼을 때 조기에 이에 대처했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 이머징마켓 리트머스 역할

= 우리나라의 환율이 급격히 불안해진 것은 작년 9월 이후부터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작은 바로 원화값의 수직하강을 가져왔다. 작년 7월 도시락 폭탄까지 던져가며 정부가 지켰던 1000원대 환율은 불과 몇 주 만에 1100원을 훌쩍 넘기더니 최근엔 1600원대를 위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 외환시장이 동유럽이나 남미 개발도상국 수준으로 취약한 이유로 크게 세 가지를 든다.

높은 무역의존도와 대외개방성, 단기(유동)외채, 은행예대마진 등 일부 지표에 대한 오해가 그것이다.

소규모 개방경제를 택한 우리 경제의 성격상 전 세계적인 무역급감의 충격을 가장 많이 받는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정부는 올해 130억달러 안팎의 경상수지 흑자를 점치고 있어 상당 부분 우려가 불식될 것이라는 기대가 많지만 내수가 취약한 상황에서 수출 절대량의 감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정부는 또 높은 단기외채와 은행예대마진에 대해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수차례 해명을 했는데 계속 같은 문제가 제기돼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우리의 외환제도 개방이 신속히 진행돼 외국자본의 이동이 크게 자유로워졌다는 점도 시장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소가 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사실상 한국시장이 (이머징마켓의)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 "상환 부담없는 채무까지 포함"

= 외환당국인 기획재정부는 일부 지표에 대한 외신의 지속적인 오독에 불만을 표시한다.

최대의 논란거리인 단기ㆍ유동외채에 대해 재정부는 "외신들이 해당 외채 비중이 줄어들고 실제 상환부담이 없는 채무 비중이 높다는 것을 간과한 채 일부 외국계 금융회사의 분석에만 의존한다"고 말했다. 먼저 1940억달러의 유동외채에 대해 재정부는 이 중 1027억달러는 상환의무가 없는 외은지점 선물환 공급이라고 말한다. 여기에 유동외채 금액 역시 작년 9월 2327억달러에서 작년 말 1940억달러로 크게 줄었다고 강조한다.

재정부 관계자는 "유동외채 중 상환부담이 있는 900억달러 역시 보수적으로 봐도 만기 상환 연장이 400억달러 이상은 될 것"이라며 "외신들이 작년 말 이후 달라진 트렌드를 감안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이를 고려해 이코노미스트,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 매체들을 대상으로 3일 허경욱 재정부 1차관이 별도의 설명회를 열었다. 또 5일에는 윤증현 장관이 직접 외신 기자간담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만기 연장률을 인정하면서 정부의 입장이 너무 낙관적인 시각에서 나왔다는 지적도 많다. IMF 외환위기 당시 기업의 부채비율을 일시에 200%로 줄여서 위기를 잠재웠듯이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 및 유동외채 규모 비율을 확 줄여놓으면 국제금융시장에서 감히 건드릴 수 없을 것이라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재정부 공무원들의 지식수준을 높이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전략적인 위기관리가 시급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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