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약세에 아시아 주변국 `울상` :: 2009/10/27 08:54

위안화 약세에 아시아 주변국 `울상`
중국 `달러 고정환율` 정책으로 한국ㆍ말레이시아등 수출경쟁력 약화

중국 고정환율 정책이 아시아 주변국을 어렵게 하고 있다.

중국 통화당국이 최근 1년 이상 위안화 환율을 달러에 고정시키면서 이웃 국가 수출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제 외환시장에서 최대 이슈는 달러화 가치 급락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3월 고점 이후 달러화 가치는 원화 대비 24.3%, 싱가포르달러 대비 10.4%, 말레이시아 링깃 대비 9.3%, 태국 바트 대비 7.7% 하락했다. 하지만 중국 위안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큰 변동이 없다. 중국 당국이 통화가치를 달러에 연동시켜 환율을 관리했기 때문이다.

위안화 가치가 달러화에 연동됐다는 것은 위안화 역시 아시아 이웃 나라 통화에 대해 절하됐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는 수출시장에서 중국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 환율 효과 덕분에 국제시장에서 중국 제품 가격이 경쟁국보다 저렴해지기 때문이다.

탐롱 트리티프라세르트 태국신발산업연맹 회장은 "중국 경제가 세계에서 가장 견고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 맞다"며 "하지만 중국 당국이 이를 용인하지 않으면서 반대 현상이 나타나 주변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에 따라 태국 정부에 바트화도 약세를 용인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태국 기업이 존폐 기로에 놓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참다못한 아시아 각국 통화당국은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를 사들이는 방법으로 자국 통화가치 상승을 막기 시작했다. 자국 통화가치 급상승을 막아 수출품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경기 부양까지 모색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각국 외환보유액이 급증하고 있다. 9월 한국 외환보유액은 전월 대비 88억달러 급증했고 태국과 대만도 각각 53억달러, 68억달러 늘었다. 문제는 중국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위안화 약세 정책을 철회할 뜻이 없어 보인다. 아직은 수출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고 인플레이션 위협도 크지 않기 때문에 위안화 약세 정책을 버릴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 눈치를 보는 세계 각국이 위안화 가치 절상을 강하게 요구하기 어렵다는 국제 정세도 아시아 주변국에 불리한 요소다.

최근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중국 위안화 약세 정책에 대해 특별한 반발이 나오지 않았다.

또 중국 고정환율제에 이의를 제기했던 미국도 결국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프레드릭 뉴먼 홍콩 HSBC 이코노미스트는 "특정 지역에서 경제대국 한 곳이 달러화에 대해 통화가치를 고정시키면 주변 국가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피할 수 없다"며 "중국이 고정환율제를 지속한다면 아시아 이웃 나라도 환율 관리에 나서 서로 소모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유럽연합(EU) 역시 아시아 국가처럼 환율 문제가 각국 경제 위협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주 유로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유로당 1.5달러까지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유로당 1.2달러 수준이었다.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로화 강세가 수출에 의존하는 일부 국가를 위기로 내몰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해당하는 국가는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독일 등으로 모두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이상훈 기자 / 오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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