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자금시장 리먼사태 이전 회복 :: 2009/05/07 08:21

외화자금시장 리먼사태 이전 회복
외화유동성비율 4월 104.4%…이젠 국내 유동성 과잉이 더 문제

국내 은행 외화차입 여건이 작년 9월의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외환시장보다 오히려 국내 과잉 유동성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6일 국내 18개 은행의 3개월 외화유동성 비율이 올해 4월 말 현재 104.4%로 리먼 사태 이전인 작년 6월 말(101.7%)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3개월 외화유동성 비율이 100%를 넘는다는 건 잔존 만기 3개월 이내 외화자산이 3개월 이내 외화부채보다 많다는 뜻으로 감독상의 기준치는 85%다.


7일 이내 만기가 돌아오는 외화자산이 7일 이내 외화부채보다 많은지 살펴보는 7일갭비율도 최근 3% 수준에 육박하고 있어 외화유동성 압박은 없는 상태다.

아울러 외화조달 여건의 `리트머스` 역할을 하는 기간물 차환율도 지난 4월 말 현재 110.8%를 기록했다. 만기 2일에서 364일 이내 외화차입금에 대해 100을 차환하고도 10.8만큼 신규로 빌렸다는 뜻이다.

작년 10월 39.9%까지 추락했던 기간물 차환율은 올 3월에 100%를 다시 넘어선 데 이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외화조달 여건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은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 5일 뉴욕시장에서 최종 고시된 5년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의 CDS 프리미엄은 2.13%포인트로 지난해 10월 2일(2.07%포인트)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제 국내 시중은행들의 외화자금 조달도 숨통이 트인 상태다. 외환은행은 지난 4일 800만유로(1억600만달러 상당)의 중장기 외화차입에 성공했다. 국민은행은 자체 신용을 통한 10억달러 규모 커버드채권(담보부채권의 일종) 발행에 성공했으며, 신한 우리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이와 유사한 형태의 채권발행을 추진 중이다.

다만 중장기차입 여건이 리먼 사태 이전으로 회복됐는지는 단정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중장기 재원 조달 비율은 리먼 사태 이전에 120%(중장기 대출 100을 하는 데 중장기 외채 120을 차입해서 대출한다는 뜻)였고 리먼 사태 후 105%까지 빠졌다가 지난 3월 말 110%까지 올라온 상태다. 4월에 좀더 호전됐을 가능성이 있지만 리먼 이전 수준을 회복했을지는미지수다.

최근 외화조달 시장에 봄바람이 불면서 오히려 국내 과잉 유동성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구조조정이 더뎌지고 은행의 수익성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시와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기업들이 어떻게든 버텨보자는 심리가 확산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기업과 은행 간 기싸움이 심해지면서 구조조정이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진호 하나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현재 단기유동성은 과잉 상태"라며 "은행들 예대마진은 앞으로도 계속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 금융시장 기채 기준점인 리보(런던 은행 간 금리) 3개월 달러물 금리가 처음으로 1% 밑으로 떨어졌다.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먼 애널리스트인 마크 챈들러는 "신용시장이 개선되고 있다"며 "리보가 이처럼 크게 떨어지고 신용 스프레드도 좁혀지는 것은 디레버리징이 마무리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혁 기자 / 손일선 기자 /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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