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4룡 주가급락ㆍ수출급감ㆍ내수침체 3重苦 :: 2009/03/17 14:25

아시아 4룡 주가급락ㆍ수출급감ㆍ내수침체 3重苦

한국과 대만 홍콩 싱가포르를 일컫는 아시아 4룡(龍)이 동병상련에 빠졌다.

지난해 신용경색 속 주가 급락이 이어지더니 올해에는 실물경기 침체가 확산되면서 최악의 해가 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대외의존적인 이들 경제는 거대 시장인 미국과 유럽 경제가 힘들어지면서 소비지향적인 국가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다.

실제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감소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15일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에 따르면 연율 실질 GDP 기준으로 한국은 지난 4분기 -21%, 싱가포르는 -17% 성장했다.

대만도 풍전등화다. 글로벌 경기 침체 쓰나미가 덮치기 전부터 반도체와 평면모니터 과잉 공급 문제에 시달린 대만은 예상치 못한 글로벌 경기 침체로 민간 기업이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대 반도체업체인 TSMC 공장 가동률이 35%에 그칠 정도다. 아시아 4룡의 지난 1월 산업생산 동향은 대만이 -43%, 한국이 -25%, 싱가포르와 홍콩이 각각 -29%와 -10%를 기록하며 경착륙 징후를 드러냈다.

◆ 아시아 4룡 왜 덫에 빠졌나

= 한때 초고속성장으로 주위의 부러움을 사던 아시아 4룡이 동반 위기에 휩싸인 것은 과도한 수출 의존 구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아시아 각국은 소비보다는 절약을 중시했으며 금융권 역시 위험자산인 파생상품 투자가 많지 않았다. 위기에 대비해 풍부한 외환보유액도 쌓아뒀다. 그러나 막상 글로벌 위기가 본격화하자 이러한 사전 대비책이 무용지물이 되고 있는 셈이다.

금융허브를 다투는 홍콩과 싱가포르는 과도한 중개무역 구조가 이번 위기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홍콩과 싱가포르는 수년간 부동산 붐과 증시 열풍으로 금융 부문이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최근 상황이 역전됐다.

2007년 기준 싱가포르와 홍콩 수출 비중은 GDP 대비 186%와 166%로 높다. 대만은 60%가 조금 넘는 반면 한국은 40%를 밑돈다. 이는 중국의 37%보다 높은 수치다. 일본과 인도는 수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지 않는다.

셔만 찬 무디스이코노미닷컴 연구원은 "홍콩과 싱가포르 경제 단점은 GDP에서 수출 비중이 높아서 위기 시 정부 대책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수출이 급감하면 내수를 아무리 장려해도 그 차이를 메우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정부는 국민에게 소비보다는 감원 시 대응책을 주문하고 있을 정도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대만도 최근 1년간 대중국 수출이 59% 급감했다. 특히 원화 대비 통화가치가 40% 상승하면서 한국과 수출경쟁에서 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얼마나 더 나빠질까

= 홍콩은 올해 경기 침체가 더 심화될 전망이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4%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을 기록할 전망이다. 그나마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특수 탓에 지난 4분기 경기 침체가 심각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올해 실업률도 현재 4%대에서 6%로 껑충 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증시 역시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무디스이코노미닷컴은 "베이징올림픽 특수가 아니었다면 홍콩의 경기 상황은 더 악화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싱가포르는 독립 이후 최악의 위기 상황이다. 싱가포르 정부조차 올해 성장률이 최악의 경우 -5%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싱가포르가 1965년 말레이시아에서 독립한 후 한 번도 기록하지 않은 성적표다. 싱가포르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적은 2001년 -2.4%, 1998년 -1.4%, 1964년 -3.9%였다. 싱가포르 경기 침체는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만 성장률 전망은 편차가 심하다. 정부는 -3%를 낙관하지만 크레디리요네(CLSA)는 -11%를 전망하고 있다.

마이너스 성장이 유력한 한국 경제의 문제로 과도한 가계부채를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한국의 가계 빚이 가처분소득의 150%로 미국보다 높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부동산 가치 급락으로 내수가 위축되는 것도 문제라는 시각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각국은 내수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년 전 58%에서 2007년 47%로 크게 줄었다"며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소비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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