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켓의 부활…교통비 줄이고 필요한 만큼만 사고 :: 2008/12/08 12:39

슈퍼마켓의 부활…교통비 줄이고 필요한 만큼만 사고
경제위기 영향 대형마트보다 고성장

"일주일에 두세 번은 들러요. 집에서 가까우니 편하고, 필요한 것만 사게 돼 알뜰소비도 가능하죠."

요즘 대형 슈퍼마켓에 대한 소비자들 반응이 호의적이다. 각종 유통매장이 지속되는 불경기로 장사가 안 돼 아우성을 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이들 매장은 제법 활기가 흐른다. 외환위기 이후 대형마트가 급속하게 생활 속에 파고들었지만 최근에는 대형마트에 가려있던 슈퍼마켓들이 살아나고 있는 양상이다. 물론 구멍가게 수준이 아닌 1000㎡(300평) 이상 규모를 갖춘 슈퍼마켓 얘기다. 반면 대형마트들은 판매 부진으로 풀이 죽어 있어 대조적이다.

롯데슈퍼는 지난 10월 기존 점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1% 늘어난 데 이어 11월에는 10.2% 신장하는 쾌조를 보였다. 경쟁업체인 GS슈퍼 역시 기존 점포 기준으로 10월과 11월 10%대 신장세를 이어갔다. 새로 신설된 점포까지 포함하면 이들 2개 슈퍼마켓의 매출 증가율은 30~40%대를 오르내린다. 올해 왕성하게 점포 수를 늘린 덕분이다.

최근 슈퍼마켓을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사진은 고객들로 북적대는 서울시내 한 대형 슈퍼마켓. <매경DB>
반면 대형마트는 기존 점포 기준으로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GS마트는 기존 점포의 올해 1~11월 매출 성장률이 1%를 넘지 못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2%대 이하에 그쳤다. 슈퍼마켓이 잘나가고 있는 것은 몇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지난 봄부터 몰아닥친 고유가로 소비자들이 승용차를 타야 하는 대형마트 방문을 줄인 대신 걸어서 갈 수 있는 슈퍼마켓 이용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또 수많은 상품이 진열된 대형마트에서는 '충동구매'를 하곤 했지만 슈퍼마켓의 경우 꼭 필요한 생필품만 사가는 '계획구매'가 가능한 점도 알뜰주부들의 발길을 잡은 듯하다.

서울 봉천동에 사는 주부 강 모씨(47)는 "집 근처 대형 슈퍼마켓에만 가도 신선한 채소류와 육류, 과일을 만날 수 있다"며 "대형마트는 가격이 조금 싼 편이지만 승용차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고 했다.

롯데슈퍼 측은 다양한 소용량 상품을 마련하고, 대형마트에 못지않은 전단지 및 경품 행사를 벌인 것도 주효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요즘 슈퍼에서는 구매금액에 상관없이 가정으로 배달해주는 점도 강점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통업계에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 주부들이 한푼이라도 아끼려고 값이 저렴한 대형마트를 선호하면서 '대형마트 시대'가 열렸지만 이번 불경기에는 '슈퍼마켓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즉, 대형마트와 가격차이가 별로 없으면서도 필요한 상품을 적시에 소량만 구매할 수 있는 슈퍼마켓을 찾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른바 '슈퍼마켓의 부활'이다.

GS슈퍼를 운영하는 GS리테일 측은 "소비자들이 대형마트에서 가격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충동구매로 인한 손실도 작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며 "이번 불황기를 통해 소비자들이 어떤 것이 가계에 도움이 될 것인지 고민하고 있고, 그로 인해 유통업태 간 우열이 다시 가려지는 계기가 마련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이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에 슈퍼마켓인 '익스프레스'를 100개 정도 오픈하겠다고 밝힌 것도 슈퍼마켓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홈플러스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슈퍼마켓을 정함에 따라 앞으로 슈퍼마켓 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진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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