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였던 설비투자 되살아나나 :: 2009/10/13 08:48

숨죽였던 설비투자 되살아나나
투자계획 늘었지만 지표반영까진 시차
4분기에도 지속돼야 본격적 회복 가능

기업들이 3분기 들어 잇따라 투자계획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 경기 지표로 반영되기까지는 시차가 불가피하다. 투자심리가 살아난 것으로 해석할 수는 있겠지만 설비투자 지표 회복을 논하기는 이르다는 얘기다. 다만 경기 회복 불확실성 때문에 눌려왔던 대기투자 수요가 4분기에도 계속 살아난다면 이르면 연말께 투자 지표 본격 회복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지난달 말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8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회복세의 불씨를 살렸다. 7월 설비투자가 전월비 감소세를 보이면서 나타난 염려를 어느 정도 불식한 것이다.

상장기업들이 공시대로 3분기 이후 투자를 본격 개시한다면 향후 설비투자의 전월비 증가율이 상승 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정부 관계자도 "그동안의 설비투자 증가가 주로 공공투자를 중심으로 나타났다면 앞으로는 민간이 나서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라며 "설비투자가 차츰 회복될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경기 상승세를 뒷받침할 정도의 설비투자 회복까지는 상당한 기간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광공업 생산이나 서비스업 생산, 수출 등 다른 경기지표와 달리 설비투자는 위기 전 고점과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설비투자지수의 위기 전 고점은 2007년 12월의 128.0(계절조정치). 지난 8월 지수가 98.0인 점을 감안하면 아직 30% 정도 격차를 보인다. 9월 이후 설비투자가 최소 30% 이상은 증가해야 `본격 회복됐다`는 평가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설비투자지수가 과거 절대 수준에 못 미치더라도 만약 회복 속도가 빠르다면 회복세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속도를 따지기에는 아직 기간이 부족하다. 정부 관계자는 "설비투자가 4~6월 살아나다가 7월 마이너스로 꺾인 뒤 다시 8월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에 아직 추세와 속도를 판단할 만한 데이터가 부족하다"며 "설비투자 회복 여부는 일러도 연말은 돼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표 자체 전망도 어두운 면이 적지 않다.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던 기계 수주가 8월에 16.8% 감소한 것. 기계 수주는 3개월 이후 설비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점을 감안할 때 투자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정부가 경기 회복세를 이끌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적극 보여주는 것도 긴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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