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업계 `마이너스 30%`의 공포 :: 2009/01/12 08:08

세계 자동차업계 `마이너스 30%`의 공포
9000만대중 3000만대 과잉설비…M&A통한 새판짜기 시작
세계 자동차시장 재편

`세계 자동차 시장을 뒤덮을 `마이너스 30% 룰(Rule)`의 공포.`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과잉투자로 몸살을 앓으면서 최소 30%까지 몸집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세계 차 시장 수요는 2007년 7192만대로 정점을 찍은 후 하락 추세다. 여기에 경기가 급속히 냉각되고 자동차 수요가 위축되면서 재고가 눈덩이처럼 쌓이고 있다.

올해는 전 세계 수요가 6000만대까지 떨어질 전망이지만 생산능력은 9000만대에 가까워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30% 이상 몸집을 줄여야 한다.

올해 한국의 쌍용차를 시작으로 도산 위기에 처하는 업체가 늘어나고, 업체 간 인수ㆍ합병(M&A) 내지는 동맹 체제 구축 등 전반적으로 구조조정과 재편작업이 진행될 전망이다.

◆ 잘나가던 도요타도 감원 검토

= 수년간 침체였던 미국 빅3의 위기도 심각하지만 도요타가 70년 만에 첫 영업적자를 낼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도요타는 2008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에 영업적자가 예상되는 데 이어 유례없는 해고ㆍ감원을 단행해야 하는 사태에 몰렸다.

실제로 도요타를 비롯한 혼다, 닛산 등 일본 3사의 미국 시장 평균 재고는 2000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100일을 넘어섰다. 결국 건실한 체력을 자랑했던 일본 3인방조차도 과도한 투자와 미국 의존적 영업으로 인해 불어나는 재고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와타나베 가쓰야키 도요타 사장이 "전례 없는 긴급 사태다. 하루하루가 악화되고 있다"고 공식석상에서 밝혔을 정도다.

도요타는 국내외 75개 공장 가운데 16개가량을 주야간 2교대에서 주간에만 라인을 가동하는 체제로 전환했으며 감원까지 검토 중이다. 반면 규모는 작아도 재고를 남기지 않는 럭셔리카 업체인 페라리 등은 불황에도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 "자동차업체 도산 늘어날 것" 77%

= 올해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구조조정과 연합전선 구축 현상이 급속히 늘어날 전망이다.

회계법인 KPMG는 지난 8일 자동차회사 경영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77%가 자동차회사의 도산이 늘어난다고 답했고, 응답자 72%는 또 향후 5년 자동차 기업 간 M&A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밝혔다.

현재 M&A 움직임은 꾸준하다. 크라이슬러는 물론 포드의 볼보와 GM의 사브, 험머 등은 모두 매각 대상이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차도 회생 절차를 밟게 되면 매물로 나오게 된다.

문제는 매수자가 없다는 것. 부실한 자동차회사를 살 만한 여력이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팔리지 않는 매물은 결국 청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M&A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와 같은 동맹 체제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서로 지분 공유를 통해 상하이자동차와 같은 `먹튀`를 미연에 방지하고 생산시설과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다.

세르조 마르시온네 이탈리아 피아트그룹 회장은 "앞으로 2년간 재편이 이뤄져 연 550만대 이상을 생산하는 거대 회사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과잉투자 따른 구조조정 불가피

= `마이너스 30% 룰의 공포`에서 현대ㆍ기아차도 예외일 수 없다. 현대차는 매년 12월에 확정하던 올해 사업계획을 아직도 짜지 못하고 있다.

강호돈 현대차 부사장은 "연초에 사업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며 시장 상황에 따라 분기별로만 짜야 할 처지"란 말로 위기감을 대신했다.

현대차는 최근 경영설명회에서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5~30%를 감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외 시장 여건이 매우 악화되는 상황에서 감산 폭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현대ㆍ기아차가 2000년대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추진해온 해외공장 건설도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최근 블룸버그뉴스는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현대차가 브라질과 러시아 현지공장 완공을 연기할 것으로 전망돼 정몽구 회장의 `글로벌 톱 5` 전략이 암초에 부딪혔다"고 보도했다. 2011년까지 해외생산 313만대를 포함해 국내외 생산능력을 600만대까지 끌어올려 세계 5위로 키우겠다는 게 정 회장의 글로벌 전략이다.

현재 가동 중인 현대ㆍ기아차 해외공장의 생산능력은 △중국 88만대 △인도 60만대 △미국 30만대 △슬로바키아 30만대 △체코 30만대 △터키 10만대 등 248만대며, 여기에 미국 조지아(30만대), 브라질(30만대), 러시아(10만대) 등 3곳에서 70만대의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최재국 현대차 부회장은 "올해 세계 차 산업은 과잉투자에 따른 대폭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정욱 기자 /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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