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국부펀드 대이동 시작됐다 :: 2009/12/11 09:20

세계 국부펀드 대이동 시작됐다
두바이월드 사태에 놀란 쿠웨이트ㆍ카타르 돈빼고 중국은 돈넣고…

막대한 오일머니로 전 세계 자산을 쓸어 모았던 중동계 국부펀드들의 자금 회수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국부펀드들은 최근 발생한 두바이월드 지급 유예 선언으로 자금압박을 받자 금융위기 당시 투자해 이미 막대한 이익을 실현한 미국의 금융회사 지분을 매각하기 시작했다. 쿠웨이트 국부펀드(KIA)는 금융위기 직후 매입했던 미국의 씨티그룹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고 지난 6일 발표했다.

KIA는 이날 성명에서 보유 중이던 씨티그룹 지분을 41억달러에 매각해 총 11억달러, 투자원금 대비 37%의 수익을 냈다고 밝혔다. KIA는 지난 2008년 1월 씨티 우선주 5%를 30억달러에 매입했고, 최근 이를 보통주로 전환한 뒤 전량 매각했다.

시장에서는 "KIA가 지난 9월만 해도 씨티 지분을 매각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던 점에 비추어 전격적인 결정"이라고 분석했다. 또 KIA와 함께 씨티그룹 지분 4.9%를 75억달러에 사들인 세계 1위 국부펀드 아부다비투자청(ADIA)이 씨티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보다 앞서 다른 아부다비 국부펀드 중 하나인 인터내셔널 페트롤리엄 인베스트먼트(IPIC)는 지난 1월 이미 영국의 투자은행 바클레이스 지분을 처분해 25억달러의 차익을 남겼다. 카타르 국부펀드도 지난달 바클레이스 지분 22억5000만달러어치를 처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세계적인 국부펀드들이 두바이월드 사태를 전후해 투자위험을 줄이라는 국내 여론의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KIA의 이번 결정 배경을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싱가포르 테마섹, KIA, 중국투자공사(CIC)도 2년 전 2000억달러의 자금을 씨티나 메릴린치 등 미국 금융회사에 투자했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억만장자 투자자 알 왈리드 빈 탈랄 왕자는 여전히 씨티그룹 최대주주 중 한 명"이라고 언급해 이들 펀드도 언제든지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을 점쳤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이날 "두바이월드에 막대한 자금을 융통했던 중동계 국부펀드들이 이 회사의 지급유예 선언으로 자금이 물린 데다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서 미국에 투자한 자산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동펀드와 달리 중국은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금이나 원유 투자를 더 많이 확대하고, 국부펀드 활동도 더 왕성하게 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7일 두바이 종합주가지수(DFM)는 전날보다 5.84% 급락해 아직까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아부다비 증시도 전날 대비 1.73% 떨어졌다.

메릴린치(현재 뱅크오브아메리카)에 투자해 7일 현재 수익률 마이너스 42.14%를 기록 중인 한국투자공사(KIC)도 고민에 잠겼다.

현재 KIC가 보유 중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주식은 6200만주로 전체 BOA 주식의 1%에 가까운 물량이다. KIC 측은 일단 BOA가 뚜렷한 실적 개선 조짐이 있고 투자은행 부문 실적도 좋아 당분간 주식을 보유하겠다는 방침이다.

[워싱턴 = 장광익 특파원 / 서울 = 김태근 기자 / 오재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rackback Address :: http://kbckbc.mireene.co.kr/tatter/kbckbc/trackback/1031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