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기 회복 길목에 물가급등 암초 :: 2009/06/10 09:10

세계경기 회복 길목에 물가급등 암초
美 국채수익률 가파른 상승 금리인상 부추겨
초저금리 마감→집값하락→증시 와해 고민
투기자금 몰린 원자재시장 거품 재발 가능성
◆IMFㆍ세계은행, 글로벌 인플레 확산 경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면서 채권금리가 오르는 등 국내 채권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9일 국고채(3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0.01%포인트 오른 4.03%를 기록했다. 장중 0.04%포인트 이상 급등하기도 했으나 장 막판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안정됐다. 전날 국고채(3년물) 금리는 하루 새 0.15%포인트 급등하면서 올해 들어 처음으로 4% 선을 넘기도 했다.

금리상승 영향으로 매일경제 금융투자협회 에프앤가이드가 산출하는 국고채 지수 `MKF TB Index`는 0.1226포인트 하락한 126.9569로 마감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3%대 박스권에 머물던 국고채 금리가 최근 이처럼 급등한 것은 인플레이션 우려로 외국인이 국고채 매도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통화량이 급격하게 늘어난 데다 최근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향후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8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침체 후의 급격한 인플레이션 위험이 진짜 위험"이라면서 "경제위기가 끝난 뒤 세계 경제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지금 생각하는 것이 너무 이른 게 아니다"며 대응책 마련을 주문했다.

◆ 금리 인상은 언젠가 찾아올 이벤트 =

글로벌 경제에 인플레이션이라는 먹구름은 언젠가 다가올 사건으로 예견돼 왔다.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후 FRB가 미국 금융회사를 살리느라 유동성과 국채 매입으로 지원한 돈만도 1조3000억달러에 달한다. 이 바람에 미국 정부는 올해 1조8000억달러의 빚을 지게 됐다.

초저금리정책도 인플레이션 우려를 증폭시켰다. 신용위험을 낮추기 위해 금리를 끌어내리면서 생긴 부작용이다. 미국과 일본의 기준금리는 사실상 제로에 가깝고 유럽중앙은행(ECB)도 1.0%에 머물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유동성과 초저금리 현상은 기축통화인 달러 값을 끌어내렸다. 최근 두 달 새 달러가치는 유로화에 비해 13% 정도 폭락해 있다. 반대로 주식 부동산 등 자산과 원유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은 뛰기 시작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을 언젠가 일어날 `예고된 이벤트`로 보고 있다. 다만 그 시기가 문제일 뿐이다. 그런데 그 시기가 최근 들어 앞당겨지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발단이 된 사건은 가파르게 오르는 미국채 수익률이다.

미 재무부가 내수 부양용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천문학적 규모로 국채를 발행한 탓이다. 미국의 장기국채인 재무부 10년 만기 국채(T-Note) 수익률은 지난해 12월 2.08%로 바닥을 찍은 뒤 상승세로 돌아서 최근 3.8%대에 거래되고 있다.

◆ 한편에서는 디플레 걱정 =

학자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각은 다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 때문이 아니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속에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이 완화돼 국채수익률이 오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위기가 고조될 때 투자자들이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서 빠져나와 안전자산(국채)에 몰려들어 국채 금리의 급락(국채 가격의 급등)을 초래했으나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와 FRB의 양적완화 정책이 효과를 보면서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되레 지금 이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경제는 디플레이션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한술 더 떴다.

이와 달리 하버드대의 니알 퍼거슨 교수는 국채수익률이 오르는 것(국채값 하락)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의 공포가 반영돼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크루그먼의 주장은 현재 미국 경제가 걱정해야 하는 것은 디플레이션이기 때문에 수요 진작에 좀 더 주안점을 둬야 한다는 것인 데 반해, 퍼거슨은 인플레이션의 재앙이 임박했으니 신속히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경종을 울리는 주장을 하고 있다.

[장광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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