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하이닉스, 기술력 앞세워 치고나갈 기회 :: 2009/02/05 09:11

삼성ㆍ하이닉스, 기술력 앞세워 치고나갈 기회
엘피다와 손잡은 대만 주요업체들 비상…각국 공적자금 투입땐 치킨게임 더 갈수도
삼성ㆍ하이닉스, 기술력 앞세워 치고나갈 기회◆ 글로벌 산업재편 / ①요동치는 세계 반도체시장 ◆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반도체 수요가 줄면서 전 세계 반도체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세계 D램 반도체 5위인 독일 키몬다가 지난달 23일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파산 신청을 한 데 이어 4일에는 세계시장 점유율 3위인 엘피다가 일본 정부에 공적자금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대만 반도체 업체들도 대규모 영업적자와 운영자금 부족으로 대만 정부에 공적자금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이처럼 해외 반도체 업체들이 극심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세계 반도체 시장 구도에 재편의 회오리가 불고, D램 업계 1, 2위인 삼성전자하이닉스에는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절호의 기회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 본격화

= 지난해 4분기부터 반도체 업체들은 살아남기 위한 합종연횡에 돌입했다. 우선 엘피다는 대만 1위 반도체 업체인 파워칩, 프로모스 등과 합병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들 3개사 합병이 성사될 경우 D램 업계 2위로 올라서게 된다. D램 시장 1, 2위를 달리는 삼성전자하이닉스가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경영난에 봉착한 대만 반도체 업계는 대만 정부에 공적자금 투입을 요구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이와 관련해 지원 조건으로 반도체 업체 간 합병 및 엘피다나 미국 마이크론(D램 업계 4위) 등 외국 업체와 연계할 것을 내걸었고, 최근 50억대만달러(2000억원)를 긴급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에선 엘피다를 중심으로 한 합병 논의가 탄력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엘피다가 공적자금을 신청한 데다 프로모스가 구제자금을 받으면서 일부 생명을 연장하겠지만 다시 살아남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인 키움증권 상무도 "엘피다는 지금 자기 사는 게 급해 대만 업체를 인수할 여력이 없다"면서 "다만 대만 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확대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엘피다가 정부 지원으로 회생할 경우 대만 업체와의 합병이 가속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형식 교보증권 연구원은 "D램 시장은 삼성전자가 25%, 하이닉스가 20%, 엘피다가 15%를 차지하고 있다"며 "대만업체 인수로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렸던 엘피다가 회생해 파워칩이나 난야를 인수하게 되면 국내 업체에는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D램 4위인 미국 마이크론 역시 대만 2위 D램 업체인 난야 및 이노테라와의 합병에 적극적이다. 결국 삼성전자-하이닉스-엘피다 진영-마이크론 진영으로 사분된 D램 업계는 키몬다 파산과 엘피다의 회생 등 상황 변화에 따라 또다시 재편의 급물살에 휘말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 국내 업계에 미칠 영향은

=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번 반도체 업계 재편의 수혜자로 한국 업체들을 꼽는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주량 박사는 "키몬다 파산과 업체들의 계속된 감산으로 반도체 가격이 반등하면 결국 기술력과 원가경쟁력에서 앞선 삼성전자하이닉스가 가장 많은 이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반도체 업체 중 50나노급 D램을 양산하는 곳은 삼성전자하이닉스뿐이며, 그 외의 업체들은 70나노를 생산하고 있다.

이승우 연구원은 "키몬다 파산과 엘피다 공적자금 신청 등은 우리에게 불행 중 다행"이라며 "이럴 때 국내 업체들이 시장점유율을 늘리면 회복기 때 더 많은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낙관론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만일 일본 정부가 엘피다에 공적자금을 지원하고, 대만정부가 자국 반도체 업체들에 공적자금을 제공해주면 이들 기업은 체력이 보강된다"며 "이렇게 되면 빨리 끝날 수도 있는 치킨 게임이 더 오래가게 된다"고 염려했다.

한편 대만 반도체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Gb D램 값은 지난해 12월 0.58달러까지 떨어졌다가 4일 1.2달러로 오르면서 1달러 선을 회복했다.

[박정철 기자 / 김대영 기자 /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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