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나는 중국 경제 vs 죽지않는 미국 경제 :: 2009/05/06 18:38

살아나는 중국 경제 vs 죽지않는 미국 경제
노동절 연휴 소매판매 9% 증가…올 해외M&A 투자 220억弗 넘어
주택구매계약지수 2개월째 상승…스트레스 테스트ㆍGM파산 촉각
최악의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희망의 싹이 트고 있다.

가장 먼저 물꼬를 튼 곳은 세계 경제의 대안으로 떠오른 중국이다.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약발을 발휘하며 이번 노동절 연휴에 소비가 큰 폭으로 살아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진원지인 미국에서도 최악은 끝났다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 중국 경제

글로벌 금융위기와 신종 독감 여파로 전 세계가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중국 경제에는 봄기운이 감돌고 있다. 일각에선 이미 회복단계에 진입했다는 진단까지 내놓을 정도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노동절 연휴기간 중 1000개 소매업체 판매액이 120억위안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 늘어난 것이다.

주로 팔린 상품은 금ㆍ보석 등 귀금속과 가전제품ㆍ자동차 등 판매촉진 행사를 하고 있는 것들이다. 음식, 의류, 신발, 모자 등 매출도 4~8%대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 CLSA가 발표한 4월 중국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1로 3월보다 5.3포인트나 뛰어올라 경기에 청신호를 보냈다. PMI지수가 50을 넘으면 경기가 확장국면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달 이미 중국 국가통계국이 작성하는 PMI는 53.5를 기록했지만 이때도 CLSA가 내는 PMI는 44.8로 큰 격차를 보였었다.

CLSA의 PMI 수출부문지수는 아직 48.8에 머물고 있지만 신규수주지수는 50.9, 생산지수는 51.4 등으로 기준선을 웃돌아 회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중국 정부 싱크탱크 가운데 한 곳인 국가정보센터(SIC)가 4일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중국경제 성장률은 7.1%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1분기 6.1% 성장했던 것보다 1%포인트 더 올라간다는 얘기다.

주시쿤 우리투자증권 베이징리서치센터 소장은 "중국 경기선행지수가 지난해 11월을 저점으로 계속 반등 중"이라며 "금리인하ㆍ유동성 투입으로 금융부문이 개선되고 부동산도 2월부터 점차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빠른 회복세를 바탕으로 중국 기업들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기업의 해외 M&A 투자액은 170억7000만달러에 달해 63억달러였던 전년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들어서 이런 추세는 한층 강해졌다. 차이나알코ㆍ민메탈스 등이 호주 철광석업체인 리오틴토와 아연업체인 오즈미네랄스 등에 지분 출자하는 등 최근까지 220억달러가 넘는 해외투자가 추진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총투자액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물론 아직까지 중국 경제에 불안요소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해외수요가 가장 문제다. 국제통화기금(IMF) 예측으론 올해 선진국 경제가 3.8% 주저앉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무역기구(WTO)도 올해 전 세계 교역규모가 9%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보호무역주의도 고개를 들었고 위안화도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수출 위주로 경제를 이끌어온 중국으로선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미국 경제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에 긍정적인 지표가 잇달아 발표됐다. 주택구매계약지수가 3월 3.2% 상승한 84.6을 기록하며 2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당초 전문가들은 전월과 같은 수치로 전망했다.

이 지수는 통상 1~2개월 시차를 두고 구매계약 이행이 완료되기 때문에 향후 주택 매매 지수로 활용된다. 아직까지 미국 주택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 추세가 바뀔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3월 건설비용 지출도 예상을 깨고 6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3월 미국 건설비용 지출은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이 역시 전문가 예상치를 웃도는 수치다. 블룸버그뉴스 전문가들은 당초 3월 건설 지출이 전월에 비해 1.7%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금융위기 진원지인 주택경기가 서서히 겨울에서 깨어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월가가 신뢰하는 S&Pㆍ케이스실러지수에 따르면 20개 주요 도시 주택가격 하락세는 2월 크게 둔화됐다.

제임스 설리번 UBS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사람들이 불황에 대한 걱정 대신 회복 징후를 보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주택경기 회복 징후는 포착됐지만 금융과 자동차산업 불안과 고용시장 개선이 관건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은행 부실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미국 경기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사실 크게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자본 확충 대상 은행이 10곳이라면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4일 미국 주요 은행 19곳 가운데 10곳 정도가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씨티그룹 추가 자본 확충 규모가 1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재무부는 5일 주요 은행들을 상대로 테스트 결과를 브리핑할 예정이다.

최근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데 이어 제너럴모터스(GM) 파산 여부도 경기 회복을 가늠하는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자동차산업은 고용시장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소비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GM이나 크라이슬러 회생 가능성에 대한 시장 염려가 큰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는 대책 수위가 시장 반응을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4일 미국 증시 상승은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그동안 낙폭이 컸던 데 따른 반등 정도로 해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현재 수준으로 상승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시장 기대에 부응할 만한 지표들이 꾸준히 발표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지표 발표 등이 나타날 때 증시는 조정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베이징 = 장종회 특파원 / 이향휘 기자 / 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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