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에 저축 는다는데…저축ㆍ투자 둘다 줄었다 :: 2009/06/08 09:06

불황기에 저축 는다는데…저축ㆍ투자 둘다 줄었다
소득줄어 1분기 총저축률 4%↓
총투자율도 2분기연속 감소세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불황임에도 우리나라 저축은 오히려 줄고 있다. 저축이 줄면 반대로 투자가 늘어나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투자도 주는 추세다.

한국은행이 이 같은 `저축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새로운 통계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총저축 규모는 74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4.0% 감소했다. 총저축은 지난해 2분기 82조4000억원을 기록한 이래 매 분기 감소 추세를 이어오다 지난 1분기에 5조원 이상 급감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총저축률은 지난 1분기에 29.3%를 기록해 7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2001년 4분기 29.0%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저축은 번 돈에서 쓴 돈을 뺀 것이다. 총저축 규모도 국민총처분가능소득에서 민간과 정부가 소비한 최종소비지출을 제외해 계산한다. 따라서 저축이 줄어들면 투자가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지난 1분기 우리나라의 국내 총 투자율은 26.5%를 기록해 지난해 4분기(29.4%)보다 2.9%포인트 급감했다. 총 투자율은 지난해 3분기 33.1%를 기록한 이래 꾸준히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소비지출이 줄어들면서 저축은 늘어나는 `절약의 역설`이 나타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둘 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은 이에 대해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자체가 줄어든 데다 정부 소비는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 1분기 우리나라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은 지난해 4분기보다 0.5%포인트 줄어든 253조원을 기록했다. 소득 자체가 줄었기 때문에 투자 여력과 저축 여력이 모두 감소한 것.

하지만 총저축률이 특히 감소한 것은 정부의 소비지출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정부의 경기부양책 덕분에 1분기 정부 소비지출이 전 분기 대비 2% 이상 늘어나면서 우리 경제의 총 저축률이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는 설명이다.

정영택 한국은행 국민소득팀장은 "우리 경제가 지난 1분기 정부 소비 덕분에 전체적으로 성장세를 보였으나 개인은 소비가 줄어 절약 성향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며 "우리 경제에도 `절약의 역설`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 새로운 통계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개인저축률(Personal Saving Rate)을 매달 발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개인순저축률 통계는 매년 1회만 발표되기 때문에 개인의 저축 규모를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다. 개인저축 증감은 향후 민간소비의 잣대가 되기 때문에 불황기에 주목해야 할 경제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우리나라의 개인순저축률은 1998년 외환위기 이전 두 자릿수를 기록했으나 외환위기 이후 급락하면서 지난해 연말 기준 2.5%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을 하회하는 것으로 저축률이 하락하면 경제 전반의 미래 투자 여력이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개인저축이 크게 줄어든 것은 소득 감소와 공적연금 확충, 저금리와 대출 증가 등 각종 경제ㆍ사회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 용 어 >

개인순저축률 = 개인이 처분할 수 있는 소득 가운데 소비하고 남은 금액을 소득과 연기금의 합으로 나눈 비율을 뜻한다.

총저축률 = 총저축(국민총처분가능소득에서 최종소비지출을 뺀 것)을 국민총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눠 계산한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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