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주식 신규투자 줄이고 외국 국채매수 늘린 까닭은? :: 2009/08/11 09:13

버핏, 주식 신규투자 줄이고 외국 국채매수 늘린 까닭은?
"외국 비해 美인플레 심각 예상"

`투자 귀재` 워런 버핏이 주식 신규 투자 규모를 지속적으로 줄이는 대신 외국 국채 중심으로 채권 투자 비중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보고서에 따르면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 2분기 주식 신규 매입에 3억5000만달러를 쓴 반면 채권에는 이보다 7배 이상 많은 25억5000만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외국 국채 투자를 큰 폭 늘렸다. 2분기 말 기준 외국 국채 투자액(시가 기준)은 114억달러에 달해 1분기 말 96억달러 대비 18억달러나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구체적으로 어떤 나라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지 밝히지는 않았다.

이와 함께 상환우선주를 포함하는 회사채 투자에도 적극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채 투자액은 1분기 말 99억달러 수준이었지만 2분기 말에는 134억달러로 규모가 대폭 늘었다. 이처럼 회사채 투자액이 급증한 것은 주식 형태지만 고정된 배당 수익을 지급하는 상환우선주를 여기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실제로 버크셔 해서웨이는 골드만삭스와 GE 우선주 등 투자로 연 10%에 이르는 높은 수익률을 거둬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핏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식 신규 투자 규모를 대폭 줄였다. 지난해 3분기 주식 신규 투자액은 39억4000만달러에 달했지만 4분기 6억9000만달러로 급감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6억2000만달러, 2분기 3억5000만달러로 감소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2분기 주식 신규 투자액은 최근 5년래 가장 적은 수준으로 전해졌다.

일단 버핏은 주식 부문 부진 때문에 채권 투자 비중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웰스파고 등 투자 기업 실적 악화로 배당금 삭감 등이 잇따르자 주식 대신 채권 투자를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제럴드 마틴 워싱턴 아메리칸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블룸버그뉴스와 인터뷰하면서 "경기 침체로 자금줄 노릇을 하던 기존 투자처에서 낭패를 본 버핏이 불안한 주식시장보다는 일정한 소득을 기대할 수 있는 채권으로 투자 방향을 선회했다"고 말했다.

특히 외국 국채 투자가 급증한 것은 앞으로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한 버핏의 평가를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마틴 교수는 "외국 국채 투자를 늘린 것은 미국 인플레이션이 다른 지역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는 분석에 기초한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위험을 낮추기 위해 외국 국채 비중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완만한 인플레이션 시기에는 채권보다 주식 투자가 유망하다. 그러나 급격한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고금리 정책으로 기업 활동이 위축되면서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너무 높아지면 주식 매력은 낮아진다.

또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금리가 상승해 채권값이 하락하게 된다. 미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되면 다른 나라 국채를 사는 게 더 유리한 셈이다.

이 같은 발 빠른 전략 변화에 힘입어 버크셔 해서웨이는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1분기 15억3000만달러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2001년 이후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버크셔 해서웨이는 2분기 33억달러 순이익을 기록하며 1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오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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