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앞둔 산업은행 은밀한 변신중 :: 2009/10/27 09:00

민영화 앞둔 산업은행 은밀한 변신중
VIP 복합점포ㆍ고금리로 수신기반 겨냥
민영화를 앞두고 산업은행이 본격적인 변신 작업에 착수했다. 특히 민영화 시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수신 기반 확충에 최우선 중점을 두는 분위기다.

물론 민영화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산은이 지금처럼 정부 지급보증을 받아 저리에 산금채를 발행하고 싼값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뒤면 사정이 완전히 바뀌어 시중은행과 똑같이 경쟁해야 할지 모른다.

그래서 단기적으로는 점포를 확충하고 장기적으로는 외환은행 등 국내은행 혹은 해외은행과 인수ㆍ합병(M&A)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향후 정부의 산업은행 지분 매각 시 매각가격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포석도 담겨 있다.

산업은행의 원화 자금조달 비중(6월 말 기준)을 살펴보면 예금은 16%에 불과하다. 국민은행(84%), 신한은행(75%)의 5분의 1 수준이다.

이 때문에 민유성 행장이 산업은행의 수신 기반 확대 작업을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 행장은 소매금융 전문가로 과거 씨티은행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구안숙 전 국민은행 PB사업담당 부행장을 산업은행 고문으로 영입해 수신 기반 확대 사업을 맡기기도 했다.

◆ 복합점포 만들고 금리 올리고

= 산업은행 관계자는 26일 "대우증권과 연계해 예금, 펀드, 보험 등의 상품을 종합적으로 판매하는 `산은 금융플라자(가칭)`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 `산은 금융플라자`는 일반 시중은행 지점과 달리 철저히 거액 자산가들을 상대로 영업을 펼친다는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이 `VIP 고객`과 `복합점포` 설립 등 두 가지를 내세우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다른 시중은행과의 마찰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과 자신의 특장점을 살리지 못한 채 시중은행 지점과 동일한 형태의 점포를 확대하는 방안은 승산이 없다는 점 때문이다.

민 행장은 "자체 지점으로 국내 시중은행과 경쟁하면 100번 싸워도 100번 모두 패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 지점이 44개에 불과한 산은으로선 지점이 1000개가 넘는 국내 대형은행과의 전면 경쟁은 중과부적이기 때문이다.

또 예금 금리도 시중은행 예금 상품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시중은행과의 예금 유치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다.

산은이 `산은금융그룹` 출범을 기념해 26일 내놓은 `kdb 프리미어 정기예금`도 이 같은 전략에서 나왔다.

이 상품의 금리는 6개월 만기는 연 4.1%며 1년과 2년 만기는 각각 연 4.6%, 연 5.1% 등이다. 일정한 조건을 충족한 고객에게는 연 0.2%포인트의 우대금리 혜택도 제공한다. 최근 각 시중은행의 최고금리 상품이 4% 중반인 만큼 금리 면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 국내외 은행 M&A 검토

= 장기적으로는 시중은행과의 M&A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산은의 판단이다. 국책 은행으로 성장한 산은의 한계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은이 해외 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고민에서 비롯됐다. 국내 경쟁 가중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완화하는 한편 산은이 잘하는 쪽에서 먼저 성과를 내보자는 취지다.

민 행장도 "국내보다는 해외 은행 인수에 관심이 많다"고 말한 바 있다.

산은 고위 관계자는 "수신 기반을 꼭 원화로만 확보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현재 동남아, 인도 등지에서 인수 가능한 물건을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외 상업은행(CB)은 물론 투신사들과 합작 형태로 진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금조달 방법 역시 해외 차입 비중을 크게 늘릴 예정이다.

현재 해외에 14개 법인이나 지점 및 현지 사무소를 갖고 있는 산은은 해외 점포 확충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산은 관계자는 "현재 중국 지점 및 사무소를 묶어서 법인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산은은 중국에 지점 3곳과 사무소 1곳을 운영 중이다.

[손일선 기자 /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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