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유럽 가스공급 전면 중단 :: 2009/01/08 08:31

러시아, 유럽 가스공급 전면 중단
가격인상 신경전 … 러- 우크라이나 8일 긴급 회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경유해 유럽으로 향하는 천연가스 공급을 3년만에 전면 중단하는 초강수를 뒀다.

우크라이나 국영 에너지업체 `나프토가스` 대변인 발렌틴 첸리안스키는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이 7일 오전 7시 44분(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거쳐 유럽으로 수출하는 가스 공급을 모두 중단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 중단을 단행한 지 일주일 만에 유럽행(行) 가스 공급이 모두 중단된 셈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러시아와 가스관을 보유한 우크라이나가 세계 금융위기로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며 이 때문에 두 나라가 가스 가격을 놓고 `줄다리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 유럽 17개국 가스 공급 큰 타격 =

AP, AFP, 이타르타스통신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이번 가스 분쟁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포함해 현재 17개국에서 가스 공급이 완전히 끊기거나 심각한 부족 사태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가리아, 그리스, 마케도니아, 루마니아,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터키, 보스니아, 체코는 러시아산 가스 공급이 전면 중단된 상태며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폴란드, 이탈리아, 헝가리,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는 공급량이 크게 줄어 2006년 1월 러시아의 가스 공급이 중단된 이른바 `가스대란`의 악몽이 유럽 전역에서 재현되고 있다.

당시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가스 공급가격 협상 실패를 이유로 유럽행 가스관을 사흘 동안 잠그면서 일부 유럽 국가에서 공장과 발전소 가동이 중단되고 주민들이 추위에 떨어야 했다.

◆ 슬로바키아 비상사태 선포 =

이 지역을 강타한 한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동부 유럽 국가들은 이번 가스 중단 사태마저 겹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러시아산 가스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불가리아는 이번 사태로 동부지역 두 곳에 중앙난방 공급이 차단되면서 주민 약 1만5000명이 추위에 떨고 있다.

이에 대해 게오르기 푸르바노프 불가리아 대통령은 쓰지 않고 있던 핵 발전소 재가동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독일 역시 전체 가스의 40%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어 이번 사태에 따른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헝가리는 각 발전소에 대체연료를 사용하라고 지시했으며 슬로바키아는 국가 비상사태까지 선포했다.

◆ 러-우크라 가스 공급 논의 재개 =

러시아 가스회사 가스프롬, 우크라이나 가스회사 나프토가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부, 유럽연합(EU) 대표들이 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 가스 공급 재개를 위한 긴급 회담을 연다고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이 7일 밝혔다.

바호주 위원장은 체코 프라하에서 기자들과 만나 "EU 의장국 체코와 함께 우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가스회사 대표들을 초청했다"며 회의는 우크라이나 가스관을 통해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의 흐름을 감시하는 국제적인 감시단을 어떻게 배치할지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바호주 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 율리야 티모셴코 우크라이나 총리와 전화 통화한 후 국제 감시단의 배치가 가스 공급을 재개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미렉 토폴라넥 체코 총리는 러시아 가스 공급이 재개되지 않을 경우 EU 에너지 장관들이 12일 브뤼셀에서 비상 에너지장관 회의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는 해마다 우크라이나와 벌이는 가격 협상을 토대로 유럽 국가들에 대한 가스 가격 협상에 활용해 왔다.

이번 사태 역시 우크라이나를 압박해 유럽에 수출하는 가스 가격을 올리겠다는 얘기다.

에너지 분석가들은 이번 가스 분쟁이 지난해 8월 그루지야와 러시아 간 전쟁으로 한때 냉각기를 맞았다가 최근 우호적 분위기로 돌아선 러시아와 서방 진영 간 관계를 다시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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