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유자산 매물로 쏟아진다 :: 2009/10/09 10:47

러시아 국유자산 매물로 쏟아진다
공항ㆍ은행ㆍ정유사 등 내년 민영화 재개…재정적자 심해지자 민자유치 적극나서

러시아가 2년 동안 중단했던 국영기업 민영화를 재개한다고 선언했다.

국제 유가 하락과 경기 부양으로 재정적자가 늘어나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 자산을 팔겠다는 구상이다. 러시아 공기업 상당수가 유전ㆍ가스전 등 자원 기업이기 때문에 전 세계 에너지 업계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우선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 지분을 매각할 방침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59년 문을 연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 가치는 15억유로(약 2조6000억원)로 평가된다.

공항은 내년에 매각될 예정이며 외국 투자자들에게 문호를 개방할지에 대해서는 현재 검토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2007년 현지 2위 은행인 VTB 지분을 매각한 후 민영화를 중단해 왔다.

알렉세이 쿠드린 러시아 재무장관은 구체적인 민영화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현재 최대 50% 수준인 국유화 비율을 5년 내 40%로 낮출 방침"이라며 "내년에 추진할 민영화 계획이 곧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그 후에도 민영화는 지속적으로 추진된다"며 "국유화 비율을 40% 밑으로 낮추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전 세계 평균 국유화 비율은 30%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가 주목하고 있는 주요 민영화 부문은 공항ㆍ은행ㆍ정유ㆍ통신ㆍ항공ㆍ해운 부문이다.

쿠드린 장관은 "3년 내에 이들 부문 기업에 대한 정부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며 "일부 국책 은행 지분율도 50% 이내로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가 급작스럽게 민영화 재개를 선언한 것은 10여 년 만에 재정적자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에너지 수출국인 러시아는 지난해 국제 유가 급락과 원자재 가격 폭락으로 다른 국가보다 더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올해 러시아 정부 적자 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8%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국가 통제권을 강조하며 `관리자본주의`를 표방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도 민간 투자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푸틴 총리는 "러시아는 자유시장경제를 추구한다"며 "정부는 경제에서 한발 물러나 민간이 성장을 주도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기업 국유화에 적극 나섰던 대통령 시절 정책과 상반된다. 러시아는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집권했던 1990년대에 기업 민영화를 활발히 추진했으나 2000년대 들어 푸틴 대통령 집권 후에는 국가 통제력이 강한 관리자본주의를 내세우며 에너지를 비롯한 주요 분야에서 국유화 비율을 높였다.

[오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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