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고수익 좇아 빠르게 이동 :: 2009/08/11 09:12

돈, 고수익 좇아 빠르게 이동
기업 공개ㆍ대규모 유상증자에 뭉칫돈 몰려
부동산 쏠림 우려…내달 동탄보상금 3조원

부동자금 흐름이 심상치 않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조짐을 보이자 머니마켓펀드(MMF), 요구불예금, 고객예탁금 등 단기 대기성 자금이 크게 줄어든 반면 고수익 고위험 상품이나 부동산 시장 등으로 자금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126조원에 달하는 MMF 잔액이 8월 3일 기준 101조1369억원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개월 만에 25조4873억원이 빠져나간 셈이다. 이들 자금이 부동산 시장과 증시로 흘러들면서 자산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둔 고객예탁금이 5개월 전 10조원(3월 4일 기준)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4조3063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급등장 이후 발행이 잠잠하던 주가연계증권(ELS)도 지난 3월 발행 규모가 5848억원에 불과했지만 6월 들어 1조1098억원으로 급증했다.

반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 외환은행 농협 등 7개 시중은행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163조9083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0조2260억원 줄었다. 요구불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으로 대표적인 단기 부동자금이다.

서동휘 하이자산운용 채권운용팀장은 "MMF 수익률이 워낙 낮다 보니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까진 단기 채권형으로 많이 흘러들어간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특히 염려스러운 것은 부동산 시장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데다 휴가철 비수기를 맞아 주춤하긴 했지만 부동산 시장을 기웃거리는 부동자금이 크게 증가했다.

김인응 우리은행 PB팀장은 "단기 유동성으로 머물던 부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가다가 주춤해진 반면 부동산으로 유입되는 자금은 꾸준히 늘고 있다"며 "그동안 관망하던 자금이 부동산으로 쏠리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팀장은 "상반기에 마곡지구와 위례신도시 등에서 토지보상금이 2조~3조원 풀린 데다 9월부터는 동탄2지구 보상금 3조여 원도 시중에 풀리게 된다"며 "향후 금리가 오르더라도 단기간에 급격하게 오를 것 같지 않은 데다 고수익을 좇는 투자욕구가 커지고 있어 부동산시장이 과열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3~4개월 전부터 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쏠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를 보더라도 부동산 시장이 폭발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최근 장이 살아나면서 고수익ㆍ고위험 투자를 선호하는 모습도 뚜렷해졌다. 최근 코스닥 소형 기업 유상증자와 전환사채에 시중자금 쏠림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몇 달 전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분위기가 이제는 많이 달라졌다.

지난달 초 신지소프트 168억원 유상증자엔 청약률이 1.92%에 불과했지만 이달 10억원 증자에서는 청약률 100%를 기록했다. 자본잠식에까지 몰렸던 엘림에듀도 이달 1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세라텍도 343억원 증자에 291억원을 끌어모았다. 지난달 말 큐로컴(10억원)과 유비트론(100억원) 역시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서춘수 신한은행 강남PB센터장은 "하반기 주식시장이 상반기만큼 급격하게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며 "주가가 40~50% 폭락하지 않는 한 15% 전후 수익률을 낼 수 있기 때문에 ELS나 ELF에 유입되는 자금도 많다"고 말했다. 최근 6개월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오르면서 중단기 예금을 찾는 자금도 늘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시중 부동자금이 주식시장과 부동산으로 쏠리면서 자산시장에 거품이 형성될 수도 있다며 추격 매수에 조심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자산가치가 일시에 오르다가 거품이 꺼질 때 큰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수인 기자 / 임성현 기자 / 이재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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