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유동성 800조원 돌파…사상 최고치 :: 2009/05/19 09:56

단기 유동성 800조원 돌파…사상 최고치
올들어 63조원 증가…정부, 선제적 대응방안 검토
단기 유동성 자금이 80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의 확장적 통화정책으로 단기 유동성 자금이 올해만 63조원 증가하면서 벌써부터 자산시장 `거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전문가들은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지 않은 시점에서 통화 정책의 방향을 선회할 시기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다만 자산 시장의 규제완화에 대한 속도조절을 통해 투기성 자금을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책 기조 바뀔 수 있다는 시그널 줘야

경제 주체들의 투기 성향을 제약하기 위해서 상황에 따라 정부의 정책 기조가 바뀔 수 있다는 신호는 주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정부의 통화정책 기조가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줘야 한다"며"경제 주체들의 성향이 바뀔 수 있도록 유도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연구 1부장은 "단기 자금이 많다는 것은 경제를 완충하는 작용도 있으므로 부정적으로만 봐서는 안된다"라며"다만 시장 참여자들도 현재의 저금리수준이 영원히 갈 금리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섣부른 긴축 통화 정책은 경기 회복의 불씨마저 꺼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은 "물가는 안정세를 유지하는 등 유동성 부작용이 아직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유동성 흡수는 물가가 상승하는 것을 본 후에 해도 늦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기가 본격적으로 살아나지 않은 시점에서 단순히 유동성을 잡기 위해서 매크로한 통화 정책의 방향을 선회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고 덧붙였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가 좋아진다는 예상이 나오면서 시중 자금들이 리스크를 떠안으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경기가 아직 저점을 통과한 것은 아니다"라며"시중 자금을 흡수하기 보다는 실물부문으로 자금이 돌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신연구위원은 "자금 순환을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 하는 것"이라며"기업에게는 투자 환경을 조성해주고 구조조정 , 은행 건전성 유지를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잉유동성이 투기자금으로 흐르지 않도록 미시대책 마련

유동성 자금이 투기로 흐르지 않도록 미시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신실장은 "부동산 시장으로 과도한 자금이 몰리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라며"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강화하거나 투기지역을 추가 지정하는 대책등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연구위원은 "자산시장 규제 완화에 대한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며"투기 성향을 막아 유동성이 과도하게 자산 시장으로 몰리는 것을 방지해야 하는 시기"라고 주장했다.

조부장은 "위기 관리를 위해 취해졌던 금융채 매입,총액한도대출 확대등 비상 대책을 조기에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유동성 논란, 정부 기본입장은

`유동성`에 대한 정부내 기본시각은 경기회복 징후가 보여야 본격적인 대책마련에 착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경기회복 시점까진 부동산, 주식시장 등에 대한 모니터링과 대출규제, 은행창구 심사강화 등 미시적인 수단 정도가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규제에 대한 재검토 역시 수익률을 노린 부동자금의 유입방지를 위해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정부내 일각에선 `과잉유동성`이 경기하강 시 나타나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고, 현재 돈이 도는 속도도 그다지 빠르지 않아 이를 일반적인 문제로 부각시키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의견도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통화량(M2) 증가율에서 명목 GDP성장률 추이를 뺀 게 초과유동성"이라며 "이 수치는 당연히 경제가 가라앉으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시중에 풀린 돈에 비해 실물경제가 위축되면 그만큼 남는 돈이 생긴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경기가 위축되면 돈과 실물경제의 수요 사이에 괴리가 커지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했다.

다른 재정부 관계자도 "단기유동성이 사상 최고다, 800조원 이상이다고 하는데 유동성은 항상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다"고 운을 뗐다. "경제규모가 성장하면 당연히 유동성의 규모도 늘어나기 때문"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단기유동성 중에 일부가 부동자금, 투기자금 일 수 있지만 800조원 모두가 불안하다고 몰아가는 시각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김태근·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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