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펀드 대이동 시작…세계 최대 아부다비펀드에 촉각 :: 2009/12/11 09:18

국부펀드 대이동 시작…세계 최대 아부다비펀드에 촉각

쿠웨이트 국부펀드(KIA)가 지난 6일 미국 씨티그룹 투자 지분을 전격 매각했다. 국제 금융계는 당초 예정되지 않았던 급작스러운 처분에 당황하며 원인과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매각은 두바이 사태 후폭풍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두바이 대표 국영개발회사인 두바이월드가 채무불이행 사태를 초래하자 여기에 투자했던 주요 국부펀드들이 다른 투자처에서 손실 만회에 나섰다는 것.

그동안 두바이는 세계 최고층 빌딩 건설과 화려한 인공섬 조성으로 지구촌 이목을 주목시켰고 전 세계 투자자금을 끌어들였다. 특히 `오일달러`로 무장했던 중동 국부펀드들도 두바이의 장밋빛 미래만 바라보고 대규모 투자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부펀드들은 정보 공개를 꺼려 구체적인 투자처나 투자 규모 등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두바이월드 주 채권단이 두바이 정부 투자자회사인 이스티스마르인 것을 비롯해 지난 2월 아부다비가 중앙은행을 통해 두바이가 발행한 무보증 채권 100억달러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KIA가 씨티그룹 지분을 팔아 11억달러 차익을 남긴 것도 두바이 사태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전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청(ADIA)은 KIA보다 더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최대 부국 아부다비가 두바이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움직이게 되면 전 세계에 보유하고 있는 주요 자산을 매각해 국제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 국부펀드 분석기관인 소버린웰스펀드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ADIA 보유 자산은 6270억달러에 달한다.

ADIA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55%가량은 선진국 자산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최대 은행인 씨티그룹 1대주주로서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으며 독일 자동차업체 다임러의 주요 주주(지분율 9.1%)이기도 하다. 미국과 유럽뿐만 아니라 신흥국 주요 기업과 은행 지분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아부다비가 자산매각 대신 해외 채권을 발행해 필요 자금을 충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올해 아부다비 정부와 국영기업이 발행한 채권 규모가 이미 120억달러를 넘어서고 있는 데다 중동 지역 신용 위험이 높아진 상태라 대규모 채권 발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결국 아부다비가 ADIA 보유자산 일부를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워싱턴 = 장광익 특파원 / 서울 = 김태근 기자 / 오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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