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택경기 회복에 2750억달러 투입한다는데… :: 2009/02/20 07:53

美 주택경기 회복에 2750억달러 투입한다는데…
파격적 조치 … 흐름 바꾸기엔 미흡

미국 정부가 주택담보대출금을 못 갚아 집을 잃는 사태를 차단하기 위해 총 750억달러를 투입해 대출금 상환 부담을 덜어주고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매입을 위해 최대 2000억달러를 투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 주택 보유자 안정책을 내놨다.

이번 대책은 모기지 상환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주택 소유자에게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압류 사태를 완전히 차단하거나 주택 경기를 급격히 회복시키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직접 발표한 `주택 보유자 안정화 대책(HSI)`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주택가치가 떨어져 집을 팔아도 대출금을 갚을 수 없는 이른바 `깡통주택`을 소유한 주택 보유자들에게 모기지 상환 조건을 완화해주는 것이다. 둘째는 모기지 금리를 낮추기 위해 국책 모기지 회사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보유한 모기지를 최대 2000억달러까지 사주는 내용이다.

우선 높은 모기지 이자율을 내고 있지만 주택 가격 하락으로 재융자를 받기 어려운 주택 소유자들에게 상환 조건을 조정해 상환 부담을 완화해주도록 했다. 지원 대상은 1가구 1주택 실수요자로 모기지 규모가 주택가치보다 많아 차압 위기에 처한 주택 소유자들이다. 투기 목적으로 여러 주택을 구입해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사례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미국 정부는 모기지 회사에 인센티브를 부여해 모기지 상환 조건을 완화해주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모기지 회사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가계에 대출금 상환 조건을 완화해주면 연방기금에서 1000달러를 지원받는다. 또 주택을 압류하지 않으면 1년에 1000달러씩 3년간 3000달러를 제공받는다.

이렇게 주택 압류를 막기 위해 모기지 회사에 대출 상환 조건 완화를 목적으로 지원되는 자금은 총 750억달러다.

이와 별도로 재무부는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보유한 모기지를 최대 2000억달러까지 인수하기로 했다. 모기지 시장을 활성화하고 모기지 금리를 낮추기 위해서다.

3월 4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이번 조치는 당초 주택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공격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투입 자금은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500억달러 규모를 크게 웃돌았다.

미국 정부는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총 900만명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조치로 주택 차압 물결을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상환부담 완화 여부에 대한 칼자루를 쥐고 있는 모기지 회사들이 정부 예상대로 모기지 소유자들에게 부담을 완화해줄지 장담할 수 없다. 대출 기관들은 대출금 상환 부담을 줄여주는 비용이 정부 보조금과 주택 차압에 따른 비용보다 크면 상환 조건을 완화해주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마크 잰디 무디스이코노미닷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가치가 대출금 이하로 떨어진 주택 소유자 1400만명 중 단지 100만가구만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당수 공화당 의원들도 이번 계획에 대한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스콧 개릿 공화당 상원의원(뉴저지)은 "이번 조치는 미래의 차압 위기를 지연시키는 데 불과할 것"이라면서 "모기지 원리금을 제대로 낸 사람과 세를 들어 사는 사람들에게는 혜택이 전혀 없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한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에 따르면 미국 내 모기지 대출을 받은 5200만 주택 보유자 가운데 27%에 해당하는 1380만명이 부동산 가격 폭락으로 집값이 대출 원금을 밑도는 이른바 `깡통 주택` 보유자인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10건 중 1건이 원리금 상환을 연체하거나 차압 절차를 밟고 있으며 정부 조치가 없으면 향후 3년 내에 600만가구가 집을 잃게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워싱턴 = 윤경호 / 뉴욕 = 위정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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