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회복 자신감에 출구전략 카드 만지작 :: 2009/08/14 09:42

美 경기회복 자신감에 출구전략 카드 만지작
금리 동결한 FOMC 양적팽창 속도는 완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8월 회의를 끝내고 발표한 성명에서 그동안 공격적으로 실시해왔던 양적 팽창 정책을 서서히 줄여나갈 것임을 밝혔다. 그러나 연방기금금리 운용 목표는 역대 최저 수준인 현행 0~0.25%를 상당 기간 더 유지하기로 했다. 

◆ 출구전략 처음으로 언급 

= 이번 8월 FOMC 회의에서 백미는 지금까지 한 번도 언급된 적이 없는 출구전략을 공식적으로 했다는 점이다. 

FRB는 "국채 매입 속도를 점차 늦추기로 했으며 10월 말까지 매입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시중에 자금을 풀어 경기를 일으키는 양적 팽창 정책을 10월 말부터 줄이겠다는 것이다. 직전 FOMC에서는 가을까지 국채를 3000억달러까지 매입할 것이라고만 언급했으나 이번 회의에서는 그 시기를 `10월 말`로 못 박았다. 그러나 국채 매입 프로그램 규모에는 변화를 주지 않았다. 

FRB는 그러나 모기지 대출과 주택시장을 지원하고 개인 신용시장 전반적인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연말까지 최대 1조2500억달러에 이르는 모기지유동화증권(MBS)과 기관 채권은 2000억달러까지 계속 매입하기로 했다. 

3000억달러 국채 매입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라고 했다. 큰 그림에서는 유동성 공급을 줄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도 일부 체력이 따라오지 못한 분야에 대해서는 선별적으로 계속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그마저도 연말까지로 시한을 못 박았다. 

폭스뉴스는 FOMC가 금리 동결을 발표한 직후 "FRB가 출구전략 카드를 만지작거렸다"고 보도했다. 

◆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심감 

= 경기에 대해서는 강한 자심감을 표현했다. 지난번 회의에서 `경기가 안정되고 있다(just stabilizing)`고 했던 표현은 이번 회의에서 `안정을 되찾아 일부 회복 기미가 보인다(leveling out)`로 바뀌었다. 

특히 지난해 8월 회의 이후 경기 평가에서 항상 원용됐던 `위축` 혹은 `악화`란 표현도 처음으로 사용되지 않았다. 

금융시장에 대해서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금융시장 상황이 최근 몇 주 동안 더욱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FRB는 경기 회복 확정 판단을 유보했다. 금리를 기존대로 동결한 이유도 바로 이 점 때문이다. 

`경기 상황이 장기간 예외적으로 낮은 금리를 정당화한다`는 대목도 여전히 경기 회복이 더뎌지고 있음을 표현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높은 실업률, 부진한 소득 증가, 자산 가치 하락과 신용경색이 여전히 제약요인으로 남아 있다"고 했다. 이런 배경에서 앞으로 상당 기간, 최소한 연말까지는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벤 버냉키 FRB 의장도 지난달 21일 하원 금융위원회에 참석해 `상당 기간` 제로 금리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발언한 적도 있다. FRB는 최근 에너지와 상품 가격 상승은 인정하면서도 "수요 부진이 상당해 비용 상승 압력은 약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래서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억제될 것으로 기대했다. 

◆ 미국 경제 `데프콘1` 상황 마쳤다 

=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이날 FRB 발표는 FRB가 공식적으로 경기 침체 종료를 알린 것"이라며 "미국 경제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패러다임 시프트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리차드 야마론 아거스리서치 이코노미스트도 "미국 경제는 `데프콘1` 상황을 마쳤다"며 "FRB는 미국 경제가 더 이상 가라앉지 않고 있다는 것을 천명한 셈"이라고 말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이코노미닷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FRB가 2년 만에 처음으로 대규모 부양책을 다시 거둬들이는 걸음마 수준의 조치"라며 "FRB는 미국 경제가 안정되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크리스 럽키 도쿄 미쓰비시은행 이코노미스트도 "이는 신용시장과 경제 전망을 낙관적으로 본다는 일종의 신임 투표"라고 전했다. 

국채 매입에 따른 역효과도 줄어들 것으로도 예상됐다. 아이라 저지 RBC 이자율 전문 애널리스트는 "FRB의 국채 매입은 모기지증권 매입 프로그램처럼 효과적이지 못했다"며 "국채 매입을 끝내는 것이 합당하다"고 지적했다. 

금리 인상 등 출구전략은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블룸버그뉴스가 이날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FRB는 내년 3분기까지는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까지는 사실상 획기적인 출구전략을 쓰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다. 

앨런 러스킨 RBS 글로벌 헤드는 "FRB는 통화 공급에 주력하는 잉글랜드은행과 달리 장기 금리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금리 인상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 = 장광익 특파원 / 뉴욕 = 김명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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