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최악 벗어나" 월가서 힘얻는 낙관론 :: 2009/04/16 15:19

"美경제 최악 벗어나" 월가서 힘얻는 낙관론
골드만삭스등 대형은행 1분기 실적 호전…금리 두달만에 최저수준
버냉키 "美경기 하강속도 둔화 조짐"
경제 회복세로 전환 가능성 첫 시사
3월 소매판매 급감…신중론도 만만찮아

세계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월가에서 호재가 잇따라 나오면서 월가에 대한 낙관론이 조심스럽게 확산되고 있다. 금융불안이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다 금융회사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낙관론에 힘을 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월가에서는 금융위기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려워 안심하기 이르다는 신중론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분위기는 종전과 사뭇 다르다.

◆ 순익 16억6000만弗로 13% 증가 =

부실자산에 따른 손실상각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였던 월가 은행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주요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13일(현지시간) 올 1분기 당초 예상을 훨씬 초과하는 수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하면서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말 종료된 1분기에 주당 3.39달러에 해당하는 16억6000만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동기의 14억7000만달러보다 13%가량 늘어난 것이고 월가 추정치(1.6~1.7달러)를 훨씬 상회한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1분기 매출은 118억8000만달러로 한 해 전의 186억3000만달러를 크게 밑돌았지만 월가에서 예상한 71억9000만달러보다는 훨씬 많았다. 골드만삭스는 채권과 통화상품 쪽에서 특히 실적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50억달러의 보통주를 발행해 지난해 미 정부에서 받은 1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상환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월가의 또 다른 투자은행 웰스파고는 오는 22일 발표할 예정인 1분기 수익이 기록적인 30억달러(주당 55센트)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힌 바 있다.

◆ 자금시장 경색도 다소 완화 =

월가 은행들의 실적 호전과 함께 자금시장 경색도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제자금시장의 기준금리가 되는 리보(런던은행 간 금리)는 10일 연속 하락하며 2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자금시장에서 기업들이 CP 발행을 통해 차입한 규모도 3개월래 최고치로 늘어나는 등 자금시장 경색도 완화되는 조짐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은행들의 재정 건전성 문제에 대한 불안감도 줄고 있다. 월가에서는 이달 말로 마감되는 재무부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19개 대형 은행의 재정상태가 우려했던 것보다는 나쁘지 않아 이들 은행이 모두 테스트를 통과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주택 구입을 위한 모기지 신청건수도 금리 하락 등으로 3월 들어 증가세로 전환돼 주택시장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이달 초 마감된 모기지 신청은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모기지 금리도 지난해 말 30년 만기 기준 5.26%에서 3월 말에는 4.89%로 떨어진 데 이어 3월 마지막주에는 4.61%까지 하락해 모기지 재융자 수요를 자극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낮은 주택가격과 모기지 금리가 주택 판매의 회복에 기여하게 돼 금융회사들의 재무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닥터둠` 마크 파버도 긍정 전망 =

한동안 조용히 지내던 월가에 낙관론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증시 상승기에 낙관적인 전망으로 `강세장의 여제`라는 별명을 얻은 애비 코언은 13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미 증시와 경제가 최악의 시기를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골드만삭스 수석투자전략가 자리에서 물러나 글로벌 시장 인스티튜트 대표를 맡고 있는 코언은 이날 인터뷰에서 "과거 수개월간 실적 및 경기 전망치가 급격하게 하향했지만 투자자들은 이제서야 전망치가 충분히 낮아진 것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코언과 반대로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닥터둠` 마크 파버도 이번에는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13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은행들의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S&P500지수가 올 3분기 중 1000선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4일 그동안 가파르게 위축되던 미국 경제가 급격한 추락을 멈추고 하강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버냉키 의장의 이러한 견해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로 치닫고 있다는 미국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설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버냉키 의장은 애틀랜타 소재 모어하우스 칼리지에서 예정된 강연을 앞두고 ""미국 경제에 대해 근본적으로 낙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고 밝히고 "현 경제여건이 어렵기는 하지만 미국 경제 토대는 강하며 통찰력과 인내, 끈기로 극복하지 못할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소 모호하기는 하지만 경제의 가파른 하강 속도가 늦춰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들이 최근 나타나고 있다"며 "이러한 사례로 주택판매와 주택신축 실적, 자동차 판매를 포함한 소비 지출 등을 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씨티그룹ㆍBOA 실적 지켜봐야" =

이 같은 낙관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지만 월가가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신중론자들은 월가 실적 시즌이 이제 막 시작됐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씨티그룹과 BOA 등 또 다른 대형 은행들의 실적이 어떻게 나올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씨티그룹은 올 1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샌더스 금융자산회사의 에밀리 샌더스 최고경영자는 "웰스파고의 실적에 대해서 의심을 해봐야 한다"면서 "현재 낙관적인 기대가 많지만 상당히 과열돼 있어 보다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소매판매 실적이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마감하고 3월에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소매판매 실적이 전달에 비해 1.1% 하락했다고 14일 발표했다. 당초 시장전문가들은 3월 소매판매 실적이 0.3%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실제 발표치는 이를 빗나갔다.

[뉴욕 = 위정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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