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이번엔 진짜 회복 신호? :: 2009/09/03 09:07

美경제, 이번엔 진짜 회복 신호?
미 제조업지수 19개월만에 확장세
대공황이후 최악의 경기침체에 빠진 미국 경제가 긴 터널을 지나고 회복 신호를 보내는 것일까.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는 1일(현지시간) 8월 제조업지수가 19개월 만에 확장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8월 ISM제조업지수는 전월 48.9에서 상승한 52.9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이후 19개월 만에 처음으로 50을 넘어선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미 제조업이 19개월 만에 확장세를 보인 것은 미 경제가 서서히 회복하고 있다는 중요한 신호라고 환영했다. 오바마는 그동안 미 정부가 실시한 경기부양책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미국의 7월 잠정 주택판매지수도 월가 예상을 웃도는 등 미 부동산 시장도 살아날 조짐이다. 전미부동산협회(NAR)는 이날 7월 잠정 주택판매지수가 3.2% 상승한 97.6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로이터의 전망치 2.0% 상승을 상회하는 것이며, 6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최근 발표된 미 경제 지표를 보면 시카고 지역 제조업 경기도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지난달 시카고 구매관리지수(PMI)는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난달 31일 시카고 구매관리협회는 8월 PMI가 50.0으로 전월의 43.4에서 크게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는 로이터 전망치 48.0을 상회하는 것이며, 지난 2008년 9월이후 최고치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경기침체가 종결됐다"고 진단하고 있다. RDQ 이코노믹스의 존 라이딩 이코노미스트는 "ISM 제조업지수가 50을 상회하고, 신규주문 지수가 2004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것은 경기침체가 끝났다는 가장 확실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TD 시큐리티스의 경제전략가인 밀란 멀레인도 ISM 지수가 미국의 경기침체가 이제 종말에 달했다는 추가적인 증거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제 미 경제가 본격적으로 성장하려면 고용시장이 관건이다. 하지만 소비를 받쳐줄 고용시장이 살아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최근의 제조업 경기 회복이 중고차 보상제도 등 소비에 혜택을 주는 미 정부 조치들에 의해 힘을 받아 일련의 정책 효과가 소진된 후에도 경제가 살아날 수 있을지 의문은 계속되고 있다.

ISM의 제조업지수 조사위원회의 노버트 오어 위원장은 "산업생산 회생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분야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은 당장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미 노동부는 오는 4일 발표할 예정인 8월 고용지표에서 실업률은 7월의 9,4%에서 9.5%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요르크 데크레신 국제통화기금(IMF)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카네기 평화기금 마련 행사에서 "내년 전 세계 성장률이 3%에 거의 도달할 것"이라며 "다만 최근의 전 세계 경제 회복은 정책 의존도가 매우 높다며, 정부의 통화 및 재정 확장에 따른 경기 부양을 민간 수요가 대체해야만 한다"고 역설했다.

◆신용부실 뇌관 여전히 잠재

이날 뉴욕 증시는 제조업지수 개선에도 불구하고 2% 안팎으로 급락했다. 최근 과도하게 올랐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신용우려가 말끔히 가시지 않았다는 불안감이 악재로 작용했다. 이로 인해 이날 금융주는 투매 현상을 보였다.

특히 상업용부동산 부실이 또 다른 신용불안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최근 자주 제기되고 있다. 셰일라 베어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사장은 상업용 부동산이 점차 은행 파산 가능성을 높이는 배경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31일 상업용모기지담보증권(CMBS) 디폴트(채무 불이행) 비율이 지난 2.4분기 2.88%로 한해 전의 1.18%보다 두 배 이상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1.4분기의 전년대비 증가율 2.25%보다 확대된 것이다.

또 CMBC 대출 만기 도래 시 부동산 소유주들의 차환 능력이 부족한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2012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CMBC는 총 1530억달러인데, 이중 1000억달러 규모의 대출이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추정했다.

버냉키 FRB 의장은 지난 7월 22일 미 상하원 합동 청문회에서 "침체 여파로 상업부동산 시장에 더 많은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고 밝혔으며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장도 7월 29일 "미국 상업부동산 시장이 상당 기간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엇보다 고용시장이 살아나지 않고 있어 미국인들은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는 상태다. 최근 제조업 경기가 살아나는 듯 하지만 미 경기부양책이 약발이 다하고 있어 하반기에 민간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성공 여부는 아직까지는 불확실하다. 이 상황에서 자칫 상업용부동산 부실이나 금융권 추가 부실이 터진다면 미 경제는 다시 후퇴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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