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ㆍ英ㆍ獨ㆍ日 국채금리 동반 급등 :: 2009/05/28 09:41

美ㆍ英ㆍ獨ㆍ日 국채금리 동반 급등
트리플A 선진국 신용하향 공포…글로벌 경제 새뇌관 부상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에서 장기국채 금리가 급등해 최근 미약하나마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글로벌 경제에 또 다른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장기국채 금리 상승(국채값 하락) 등을 이유로 최근 영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된 데 이어 트리플A(AAA) 등급을 유지해 온 미국과 독일 등 일부 선진국 가운데서도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에서는 장기금리의 지표격인 국채 10년물 금리가 25일(현지시간) 현재 3.45%대로 최근 6개월 동안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중이다.

독일(25일 현재 3.54%)과 영국(3.72%) 등 유럽 국가들과 일본(1.43%)에서도 작년 말 대비 20% 이상 장기국채(10년만기물) 금리가 오르며 시장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의 글로벌 금리 동반상승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라기보다는 주요국 재정적자 확대와 국채가격 급락 등에 따른 후폭풍적 성격이 더 강하다. 이로 인해 추가 상승 여부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동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장기금리가 급등할 경우 민간은행의 기업대출용 금리와 주택융자 금리 등을 밀어올리는 연쇄효과를 유발해 최근 일부지표를 통해 확인 중인 글로벌 경기회복 추세에도 적잖은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주 영국의 장기국채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고, 트리플A 등급을 유지 중인 미국이나 독일 등 다른 선진국들의 신용등급도 연쇄적으로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 "미국 국채 가격이 지난주 말 급격한 약세를 보인데 주목해야 한다"며 미국 국채 등급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에 대해 분석 보도했다.

최근 6개월 동안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은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들의 장기국채 상승 추세는 이미 민간 금융시장에도 작지 않은 후폭풍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향후 3년간 3조달러에 달하는 국채 발행을 예고해 놓은 미국에서는 민간 채권시장의 우량기업 발행 채권도 제대로 소화가 되지 않는 등 자금경색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채권시장에서 BBB등급 회사채 금리와 장기국채의 스프레드가 6%포인트 이상 벌어졌다"며 "정부의 지원 없이 미국 금융시장이 자생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미국은 작년 9월 금융위기 발발 이전에 BBB등급 회사채와 장기국채는 평균 1~2%포인트 스프레드를 유지한 바 있다.

특히 미국 금융시장은 3월 초 이후 지속된 `반짝 회복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5월 이후 주가 하락, 달러 하락, 채권값 하락(금리 상승) 등 이른바 `트리플 약세` 현상이 고착될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일본도 국채 금리 상승을 반영해 도쿄미쓰비시 등 4대 시중은행이 최근 2~5년물 주택융자(주택론) 고정금리를 0.05~0.15%포인트 인상했다. 일본은 장기국채 금리 수준이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다소 덜 상승한 편이지만 수정예산 편성에 따른 국채 발행이 오는 7월부터 본격화할 예정이어서 향후 상승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야마가와 데쓰후미 골드만삭스증권 애널리스트는 "전후 세대의 저축률이 저하되고 있는 가운데 장기국채 투자에 대한 매력이 급감하고 있다"며 "국채값 하락에 따른 금리 인상 추세는 기업이나 개인의 차입금리 인상으로 연결돼 경기회복 시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범위를 웃도는 최근의 장기국채 금리 상승 추세는 민간 채권시장은 물론 장기국채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국가신용등급에도 민감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악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채권시장의 큰손으로 불리는 미국의 빌 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는 최근 CNBC에 출연해 "각국 정부가 재정 지출 확대를 통한 부양책을 대거 내놓으면서 공공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들은 국채 금리 상승이 국가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정책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도쿄 = 채수환 특파원 / 서울 =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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