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1분기 GDP도 두자릿수 추락? :: 2009/02/18 07:39

日 1분기 GDP도 두자릿수 추락?
주요기업 감원 여파 소비위축 극심…자녀 학원비 아끼려는 부모 크게늘어

도쿄를 비롯한 일본 수도권에서 62개 예비학교(학원)를 운영 중인 조난진학연구소는 중학생 수강생을 대상으로 `성적보증제도`를 도입했다.

학원을 다닌 뒤 일정 기간 학교 성적이 오르지 않을 경우 최대 4개월간 수업료를 전액 면제해 주겠다는 내용.

도쿄 신주쿠에 본사를 둔 사나루 예비학교도 3월 봄학기부터 초등학생 수강료를 일괄적으로 20~50%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사교육 학원들이 이처럼 가격 인하에 나서는 것은 극심한 소비 침체 와중에서 자녀 학원비도 아끼려는 부모들이 늘어나면서 수강료 수입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이쿄, 오릭스부동산 등 주택분양회사들은 최근 계약자 추첨을 통해 최대 1000만엔(약 1억5000만원)까지 아파트 할인 혜택을 부여하는 신종 마케팅 기법을 동원하고 나섰다.

정상적인 주택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분양회사들은 앞다퉈 `제살 깎아먹기`식 할인 판매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17일 일본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판매량은 1월 중 1760가구에 그치며 1993년 8월 이후 약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처럼 소비 냉각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4분기(-3.3%)보다 3~4배 더 낮은 수치가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시장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분기 GDP 성장 전망은 평균 -10.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후지이 히데히코 일본종합연구소 연구원은 "주요 기업의 감원 등 고용 불안에 따른 소비 위축은 2010년 이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올해 전체 성장률은 -6%대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급속도로 확산 중인 소비 불황은 `잃어버린 10년` 때도 끄떡없던 해외 명품 업체들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명품 보석 업체인 티파니는 작년 말에 이어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9% 추가 할인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에 앞서 프랑스 명품 루이비통은 긴자 2호점 출점 계획을 당분간 보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구찌와 까르띠에, 샤넬 등 긴자와 롯폰기 등에 입점해 있는 명품 브랜드도 올해 들어 대부분 20~30% 이상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야마마토 야스오 미즈호연구소 연구원은 "각종 부양책이 쏟아져 나왔지만 내수 소비를 견인할 만한 대책은 눈에 띄지 않는다"며 "추가 대책은 내수 확장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내각부는 35년 만에 최악으로 곤두박질한 GDP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최대 30조엔 규모의 추가 부양책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소 다로 총리는 17일 "노후화된 도로, 교량 보수와 학교 내진화 등 공공사업을 조속히 추진하도록 지시했다"며 올해 2차 추경예산을 포함해 적극적인 재정지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추가 부양책의 주요 내용이 공공사업 조기 집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꽁꽁 얼어붙어 있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제대로 열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차 오일쇼크 때는 경기후퇴 국면이 16개월에 머물렀지만 이번 위기는 얼마나 더 지속될지 불투명하다"며 "수출 중심 성장 전략을 재고하고 내수 소비, 설비 투자를 늘릴 수 있는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도쿄 = 채수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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